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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시련의 월마트·롯데의 다른 선택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7초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미국 유통공룡 월마트(Walmart)의 시가총액은 지난 15일 110억달러(12조5000억원)가 날라갔다.


다음 날에도 20억달러(2조3000억원)가 빠졌다. 이틀 만에 130억달러(14조8000억원)가 공중으로 사라진 셈이다.

같은 시기 한국의 최대 유통기업 롯데의 시총도 1조3000억원이나 빠졌다. 롯데그룹 상장사들의 주가가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한 탓이다.


26만7000원이던 롯데쇼핑 주가는 25만8000원으로 떨어졌다. 황제주 롯데칠성은 232만5000원에서 223만5000원까지 하락했다.

미국과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기업인 월마트와 롯데는 최근 주가 폭락이라는 같은 시련을 겪고 있다. 이들 기업 주가 급락의 공통된 원인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불안감을 비롯한 글로벌 유통업종의 경쟁 격화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두 기업의 속사정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월마트 주가가 이틀간 12% 가까이 폭락한 것은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에 따른 역풍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거센 도전에 맞선 오프라인 절대강자 월마트의 몸부림에 시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시총이 110억달러나 빠진 날, 월마트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전자상거래를 제2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온라인 인프라 확충 등 전자상거래 사업에 향후 3년간 대규모 자본투자에 나서 내년 124억달러에 이어 2017년 110억달러를 추가 투입한다.


반면 롯데의 경우 오너 일가 분쟁이 재점화된 탓이 크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에 돌입하면서 주가가 빠진 것이다.


이는 시장이 경영권 분쟁 재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 롯데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1라운드가 벌어졌던 지난 7월 말만 하더라도 시장은 롯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통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이사직서 해임시키며 수면 위로 떠오른 후 롯데 주요 상장사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8월17일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승리를 선언했을 때까지 시총이 4139억원이나 늘었다.


문제는 향후 시장이 양사 주가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에 달려 있다. 주가 전망을 쉽게 점칠 수는 없지만 양사 경영진의 위기 대처 능력을 보면 답은 정해져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사상 최대 위기를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대대적인 투자로 돌파하려는 월마트 경영진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고 있다.


조만간 성과가 나오면 충분히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패에서도 성공을 찾으라'는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의 경영 이념에 따라 선제적인 대처를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선 월마트 경영진이 안팎으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다. 롯데 오너일가가 수개월째 볼썽사나운 경영권 분쟁만 지리하게 끌면서 이들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탓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롯데 오너일가가 지금 해야 할 것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호텔롯데 상장 등의 추진을 통해 폐쇄적인 경영 체제를 투명하게 바꾸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의 조언에 담긴 의미를 롯데 오너 일가가 깨달을 수만 있다면 자본시장과 국민들로부터 멀어지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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