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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200만원vs1억' 변호사 인플레시대 보수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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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200만원vs1억' 변호사 인플레시대 보수 양극화 심화 ▲법을 우습게 아는 재벌로 등장한 영화 '베테랑'의 유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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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서만 매년 변호사 1500명씩 쏟아져,변호사 47% 늘때 사건수는 2% 증가
-그래도 법원·검찰 전관들은 수입 더 빵빵…보수 하위층에 경쟁 집중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나한테 이러고도 뒷감당 할 수 있겠어요?" 영화 '베테랑'에서 재벌 2세 조태오(유아인 역)는 서도철 형사(황정민 역)에게 싸늘한 시선으로 한마디 건넸다. 살인교사, 마약, 폭력 등 갖가지 범죄를 저질렀지만, 법의 심판대를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의 반영이다.


검찰, 경찰 고위직 출신을 기업 고문으로 앉혀 수사단계에서 방패막이로 삼고, 설사 재판을 받아도 전관(前官)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조태오에게 법은 웃음거리일 뿐이다.

영화는 현실과 허구를 오간다. 일부 변호사들이 재벌 2세 '민원처리'에 나서는 경우는 있다. 법원ㆍ검찰 고위직을 지낸 전관 변호사가 전면에 나선다. 그들은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모습은 변호사 업계 일부의 모습을 반영할 뿐이다. 현실의 변호사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극단적인 얘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변호사 월급이 200만원대로 떨어졌다." 서초동 법조타운에는 이미 '한파'가 들이닥쳐 있다. 초임 변호사는 일반인 월급 수준으로 처우가 형성되고 있다. 반면 법조타운에서도 '훈풍'을 경험하는 이들이 있다. 전관 출신 변호사는 여전히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변호사 시장의 양극화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해마다 1500명 안팎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배출되고 있다. 기존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변호사까지 해마다 1600~1700명이 법조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누적인원을 포함해 변호사 2만명 시대가 현실이 됐다. 공급 증가에 경쟁 심화로 변호사 수임료는 점차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변호사 월급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 A변호사 사무실은 변호사 월급을 2009년께 500만원에서 올해 400만원으로 조정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보정은커녕 역행하는 결과다.


변호사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고객들은 여러 곳을 방문해 상담을 하고 가격에 따라 선택한다. 이른바 '변호사 쇼핑'이 일상화 되면서 사건 수임은 더욱 어렵게 됐다. 게다가 변호사 사무실끼리 수임료 경쟁이 벌어져 가격은 더 내려가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B(32)씨는 "주변에서 월 300만원 받는 초임 변호사들이 수두룩하다. 앞으로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시출신 변호사 C씨는 "월급이 200만원까지 떨어진 변호사들은 차라리 100만원 사건 2개 맡고 말겠다며 개업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은 사법시험에 합격했을 때나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 시험을 통과했을 때 기대했던 장밋빛 미래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무엇 때문에 어려운 공부를 해서 바늘구멍 같은 경쟁을 치렀는지 회의감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변호사 월급ㆍ수임료 하락 현상은 30대 변호사에서 40대 변호사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경력이 미약한 새내기 변호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나름 10년 안팎의 법조계 물을 먹었던 중견 변호사들도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변호사 세계에서도 경쟁은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비해 출신이 좋으면 이런 세태와는 무관한 경향도 존재한다. 법원ㆍ검찰 고위직을 지낸 이른바 전관 변호사는 경쟁의 출발선이 다르다. 일반 변호사가 아무리 실력을 쌓고 승소율을 높인다고 해도 대법관을 지낸 변호사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지적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변호사 17개월 동안 17억원을 벌어 들여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쏟아지지만 부장판사ㆍ검사장급 이상 전관 변호사들은 보수에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로펌 관계자는 "(변호사 시장의 경쟁이 심화한다고 해서) 전관 프리미엄이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재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급이 늘어나면 경쟁이 치열해지기도 하고 수입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관과 일반 변호사들의 경쟁은 일종의 불공정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변호사간 경쟁은 더 가열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법률시장은 일정 수준 이상 확대되기 어려운데 변호사 배출이 늘어나면서 경쟁은 특히 소득 하위층에서 집중되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등록한 변호사 숫자는 2011년 7933명에서 지난해 1만1696명으로 4년 사이 47% 급증했다. 반면 서울변회를 경유한 연간 본안사건 수임건수는 2011년 26만9549건에서 지난해 27만6669건으로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진녕 변호사는 "일생 일대의 중요한 사건을 겪은 의뢰인이 100만원 싸다고 (경험 없는) 청년 변호사들에게 일을 맡기진 않는다"며 "변호사 공급이 늘어날수록 새롭게 진입하는 변호사들은 더욱 극심한 경쟁을 경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재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은 일반 상품 서비스 시장과 달리 자정능력이 작용하기 어렵다"며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진입장벽을 높이는 방향으로 입시과정을 조정하는 동시에 더이상 변호사로 고수익을 낼 수 없다는 정보도 꾸준히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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