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중소기업이 하도급거래에서 입은 피해를 보다 신속히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하도급거래 공정화 지침'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공정위에 신고된 사건 가운데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분쟁조정'의 대상이 크게 늘어난다.
분쟁조정 처리대상 확대방안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수리 업종은 원사업자 연간 매출 5000억원 미만에서 1조5000억원 미만으로, 용역업종은 500억원 미만에서 1500억원 미만으로 3배씩 확대한다.
건설업종은 원사업자의 시공능력평가액 순위가 50위 미만인 경우가 분쟁조정 대상이었으나 앞으로는 매출액 1조5000억원 미만으로 기준을 바꾼다. 현재 시공능력평가액 50위 기업의 연간매출액이 약 6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처리기준이 약 2.5배가량 확대된 셈이다.
또 하도급대금이나 선급금 미지급, 어음할인료 및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수수료 미지급 등 원사업자의 채무불이행 성격이 큰 사건에 대해선 매출액 기준과 상관없이 분쟁조정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하도급법을 어긴 사업자가 공정위 조사 전에 법위반 사실을 스스로 시정하고, 수급사업자들에 대한 피해구제 조치까지 완료할 경우 제재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대금지급과 관련해 공사의 진척도에 따른 현재까지의 시공 소요자금을 나타내는 기성고를 원사업자가 확인해야 할 경우, 현행법상 이행기간이 '지체 없이'라는 표현으로 불명확한 것을 '수급사업자 요청일로부터 5일(비정상적 상황에서는 15일)'로 명확히 규정했다.
개정 지침은 오는 15일부터 시행된다.
최무진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분쟁조정으로 사건이 처리되면 피해구제를 받는데 2년 넘게 걸리던 것이 60일 이내로 대폭 단축된다"며 "수급사업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보다 적게 들이면서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