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입주물량 26만가구로 지난해와 비슷…"전셋값 상승세 둔화시키기에 부족"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올 1~8월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8.2% 상승했다.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26만가구 수준으로 전셋값 상승세를 둔화시키기에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1~8월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년 동기 대비 8.2% 올랐다.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 7.6%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추이가 지속되면 연말까지 산술적으로 12.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0% 상승했고 지방광역시는 5.9%, 기타 지방은 2.5%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방광역시와 기타 지방은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넘지 않았지만 수도권은 이미 연간 상승률(8.3%)을 웃돌았다.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산술적으로 연말까지 1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00년대 들어 2001년을 제외하고 최대 상승률 수준이다.
또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8월 기준 71.2%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대 기준인 70%를 웃돌고 있다. 그동안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전세가율을 보였던 수도권도 8월 기준 70.8%로 지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방광역시와 기타 지방은 65% 내외에서 변동을 보이다 8월 72.5%, 72.2% 수준이다.
전셋값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지만 아파트 입주물량은 크게 늘지 않는다. 부동산 114 자료를 보면 지난달 23일까지 조사된 올해 입주물량은 26만가구가량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은 10만2000여가구, 지방은 8만7000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1000가구 늘어난다. 지방광역시는 7000가구가량 줄어든 5만3000여가구로 집계됐다.
엄근용 책임연구원은 "최근의 전셋값 상승세를 감안할 때 올해 조사된 아파트 입주물량은 상승세를 둔화시키기에 부족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는 상승세에 비해 물량 증가가 크지 않거나 감소해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세 수요자들은 높은 전셋값과 전세금 불안의 이중고에 빠져있다. 자기자본만으로는 전셋값을 감당하기 쉽지 않아 전세대출 등 금융비용이 발생한다. 전세 주택을 구한다고 해도 높은 전세가율 탓에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 보증 수수료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엄 책임연구원은 "현재 금리가 낮아 전세 수요자가 주택 매매로의 전환을 검토해볼 수 있겠지만, 주택을 구매할 경우 원리금 상환에 따른 가처분소득 감소, 국내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주택 매매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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