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통조림 수은 논란…'어이없는' 시민단체 기업만 '골탕'

논란 커지자 "해당 내용 폐기해달라" 요청
조사 결과 왜곡으로 업체만 고스란히 피해

참치캔 참고 사진(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참치통조림에 수은이 정부 권고치 보다 2배 이상 많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서울환경연합이 "해당 내용을 폐기해달라"며 혼란을 키우고 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성급하게 공개해 관련 보도가 쏟아지며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지만 해당 단체에서는 수습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조사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참치통조림 생산업체들이 지게 됐다.

7일 서울환경연합은 "총수은과 메틸수은과의 수은함량은 차이가 있어 식약처 등 관련기관과 추후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 후 보도하겠다"며 "금일 배포한 '참치통조림 수은함량 조사결과발표'는 폐기해 주시길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환경연합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참치통조림 40개를 수거해 식품전문분석기관에 의뢰해 수은함량을 조사한 결과 국내 참치통조림 수은함량이 평균 0.06mg/kg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메틸수은 기준치(1.0mg/kg)를 초과하지 않지만, 적정섭취를 권고하기 위한 통조림 평균치(0.03mg/kg)와 2배 가량 차이났다고 주장했다.

또 조사한 참치통조림 95%인 38개가 고등어 등 일반 어류의 평균 수은함량인 0.03mg/kg을 초과했고, 15개의 참치통조림은 수은함량이 0.07mg/kg~0.10mg/kg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서울환경연합은 메틸수은이 포함된 총수은량을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를 정부의 권고기준인 메틸수은과 직접 비교하면서 혼란을 야기했다.

참치통조림 생산업체 관계자는 "총수은량을 측정하면 메틸수은만을 조사했을 때 보다 당연히 많이 함유된 것으로 나온다"며 "총수은량을 메틸수은과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메틸수은은 체내로 흡수된 후 먹이 사슬에 따라 생물학적 농축을 일으키기 때문에 대형 어류에 축적된 후 인간이 섭취하면 인간 체내에도 농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처는 지난 3월 '임신 여성의 생선 안전섭취 요령'을 발표, 메틸수은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해 일반어류와 함께 참치통조림 섭취권고량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참치통조림은 평균 0.03mg/kg의 메틸수은이 함유돼 있어 우리가 흔히 먹는 고등어 등의 일반어류 수은함량과 같이 낮은 수준"이라며 "다만 임산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참치통조림의 적정섭취량을 일주일에 400g 이하(150g 참치통조림 약 3개 이하)로 권고"한 바 있다.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임산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적정섭취량을 정한 만큼 일반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기준"이라며 "마치 일반인의 적정 섭취량인양 설명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9월7일에도 국내 참치통조림을 유통하는 4개 회사 12개 제품 어종 표시를 조사한 결과, 수은 함량이 높은 중대형 참치가 사용되거나 구체적인 원료 정보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