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땐 물량 많아 전세금 낮게 형성
재계약 시점에는 '용수철 효과'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수도권에서 입주한지 2년차가 된 새 아파트에 전세로 살다가 재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7000만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새 아파트 전셋값은 2년 사이 1억원 이상 올랐다.
16일 부동산114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724만7052가구를 대상으로 최근 2년간 전세가격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13년 입주한 2년차 새 아파트의 전셋값이 평균 35.7%, 금액으로는 7382만원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2013년 이전에 입주한 기존 아파트의 전셋값은 같은 기간 24.9% 올랐고 평균 재계약 비용은 5424만원이었다. 입주 2년차 단지의 전세가격 상승률이 기존 아파트에 비해 10%p 가량 높고 재계약 비용은 2000만원 정도 더 든다는 얘기다.
이처럼 새 아파트의 전세금이 더 많이 오른 것은 입주 당시 전세 매물이 일시에 늘면서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됐던 전셋값이 시간이 지나면서 시세가 정상화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 아파트인 만큼 주거환경이 우수해 전세 수요가 늘면서 2년 뒤 재계약 시점에는 전셋값이 튀어 오르는 용수철 효과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8년 대규모 재건축 단지 입주가 몰리면서 역전세난마저 빚었던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2년 후 2배 가까이 급등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입주 2년차 아파트의 평균 전세 재계약 부담액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평균 1억903만원의 전세금을 올려줘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인천 9479만원, 경기 6202만원 등 수천 만원에서 1억원 이상 전세금을 올려줘야 재계약이 가능한 상황이다.
2013년 이전에 입주한 기존 아파트의 평균 재계약 비용이 서울은 7514만원, 인천 4123만원, 경기 4404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서울의 새 아파트는 이보다 3389만원, 인천 5356만원, 경기 1798만원이 각각 더 필요한 셈이다.
일례로 재작년 입주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 엠코타운애스톤파크' 전용면적 84㎡의 현재 전세가격은 5억9500만원 선으로 2년 전에 비해 1억8000만원 가량 올랐다. 경기도에서는 '김포한강신도시 경남아너스빌' 74㎡의 전세보증금이 1억원 넘게 올랐고, 인천 서구 '청라더샵레이크파크' 106㎡ 전세가격은 2년 전보다 1억4500만원 오른 3억2500만원을 기록중이다.
특히 인천의 새 아파트 전세금이 서울 못지않게 가파르게 오른 것은 지난 2012~13년 사이 영종 및 청라지구에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급락했던 전셋값이 회복됐기 때문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일시에 전세 물량이 쏟아지는 신규 입주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시세보다 낮게 형성되더라도 단기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2년 후 재계약 시점에서는 한꺼번에 오른 전세 보증금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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