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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구제금융 이어 9년만에 채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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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달러 조달' 재정 충당+IS 전비 마련…올해 GDP대비 부채비율 70%로 오를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라크가 9년만에 국채를 발행한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악화된 국가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이슬람국가(IS)와 싸우기 위한 전비 마련의 목적도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라크가 채권 발행으로 6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며 이라크의 국채 발행이 이르면 이번주 초 이뤄질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기가 좋지 않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부담은 신흥시장의 대규모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신흥국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 규모가 400억달러에 이른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신흥시장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국채도 올해 들어 약세를 면치 못 하고 있다. 2028년 만기 이라크 국채 금리는 연초 7.35%였으나 지금은 9.44%까지 올랐다.

최근 이라크 재무부가 주최한 국채 투자 설명회에 참석한 투자자들도 이라크 국채 발행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투자자는 지금 이라크가 1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한다면 금리가 두 자릿수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이라크 국채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녹록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가 채권 발행에 나선 이유는 그만큼 상황이 다급하기 때문이다. 2년 전 32%에 불과했던 이라크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올해 7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7월 말 이라크에 12억4000만달러의 긴급 구제금융 지원을 승인하기도 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라크가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국가 중 가장 위험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피치는 이라크에 대해 정부 통제권은 취약하고 국지적인 충돌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고 쿠르드 자치정부와 갈등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라크 수출에서 90%가 넘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 가격은 폭락 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난주 골드만삭스는 되레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는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누적된 채무에 대해 조정을 도와줬던 2006년에 마지막으로 채권을 발행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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