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내년부터 소주병와 맥주병의 빈용기 보증금이 각각 100원, 130원으로 오른다. 현재 빈용기 보증금은 소주병 40원, 맥주병 50원이다.
2일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20여년 간 소주 판매가격은 약 2배 가량 올랐지만 보증금은 동결돼 소비자가 빈용기를 반환하고 보증금을 찾아갈 경제적인 혜택이 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빈용기 보증금을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출고된 소주와 맥주 49억4000만병 가운데 17억8000만병이 일반 가정에서 소비됐는데 소비자가 직접 반환한 것은 4억3000만병, 24.2%에 불과했다. 소비자가 포기한 보증금이 570억원에 달한다.
이번 보증금 인상안은 신병 제조원가인 소주 143원, 맥주 185원의 70% 수준으로, 해외 사례와 물가상승,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결정했다.
앞으로 소비자가 빈용기를 손쉽게 반환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대책도 마련됐다.
주류회사가 도소매점에 지급하는 빈용기 취급수수료를 소주 16원, 맥주 19원에서 33원으로 단일화하고 빈용기 회수에 도소매점이 적극 동참하도록 투명한 지급관리시스템이 구축한다.
소매점이 보증금 지급을 거부해 소비자가 신고하는 경우 소매점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고 신고자에게 최대 5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신고제는 11월부터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서 콜센터를 시범운영하고 내년 1월 21일부터 정식 운영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보증금 환불과 재사용 표시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되며, 진열대 가격표시에 보증금을 별도로 표기하거나 무인회수기 설치 시범사업 등도 추진된다.
환경부는 이번 제도개선으로 빈용기 재사용률을 현재 85%에서 선진국 수준인 9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취급수수료 인상에 따라 주류제조사 부담액은 125억원이 증가하지만 재사용률 증가에 따른 신병 투입 감소(약 5억병)로 인한 편익은 451억원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또 온실가스 배출량 20만t(소나무 3300만 그루 연간흡수량), 에너지 소비량 26억MJ(연간 1.5만명 전력소비량) 감소 등 환경적 편익도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승광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과장은 "빈용기 반환과 보증금 환불에 국민 여러분이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바란다"며 "스스로 포기했던 소비자권리를 되찾는 것임에 동시에 경제발전과 환경보전에도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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