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수 작년대비 반토막…여행지급은 5%느는데 여행수입은 48%나 떨어져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여행수지가 메르스 영향으로 7년만에 가장 큰 폭의 적자를 냈다. 메르스 여파로 7월 국내로 들어오려던 외국인들이 예약을 무더기로 취소하면서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요우커로 치솟던 여행수입도 급격히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여행수지는 14억5000만달러 적자를 내 서비스수지 적자폭(19.2억달러)을 넓히는 요인이 됐다. 여행수지 적자규모로 따져도 금융위기의 한복판이었던 2008년 7월 -16억5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적자폭이다.
여행수지는 국내 여행자가 해외에 나가서 쓰는 돈과 외국 여행객들이 국내에 들어와서 쓰는 돈의 차이를 말한다. 국내 여행자들이 일정기간 동안 해외에서 쓴 돈이 이 기간중 외국 여행객이 국내에서 쓴 돈보다 적으면 여행수지는 흑자지만 그반대면 적자다.
요우커 등 외 여행객이 국에 들어와 쓴 돈을 나타내는 여행수입은 지난 6월 9억5440만달러로 떨어진 뒤 7월에 8억4250만달러까지 낮아졌다. 1년전과 비교하면 6월이 35%, 7월이 48%나 떨어진 수치다. 반면 이 기간 국내 여행자가 해외에서 쓴 돈을 보여주는 여행지급은 6월 19억9540만달러, 7월 22억8880만달러로 1년전보다 2.2%, 5.0%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입국자수를 보면 6월 75만1000명에서 7월 63만명으로 줄었다"면서 "여행이 취소되면서 (여행수지가)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7월 입국자수(63만명)는 작년 7월 입국자수(135만5000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한편 올해 7월 경상수지는 101억1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상품 수지 흑자도 줄었지만 서비스 수지 적자폭도 같이 줄면서 이를 상쇄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전월 131억4000만달러에서 7월 108억6000만달러로 줄었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6월 25억달러 적자에서 7월 19억2000만달러로 적자폭이 감소했다.
황상필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 팀장은 "그간의 경상수지 흑자폭은 유가하락 영향이 컸다"면서 "앞으로다 낮은 유가 지속된다면 흑자기조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품수지의 수출은 482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4% 줄었다. 상품수지 수입 감소폭은 더 컸다. 7월 상품수지 수입은 373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0.6% 감소했다. 이에따라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10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서비스 수지 중 가공서비스수지(-5.1억달러)는 전월보다 1000억달러 적자폭이 늘고 기타사업서비스수지(-6억달러)는 전월대비 적자폭이 6억8000만달러 늘었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1억6000만달러→2000만달러)는 흑자전환했고 운송수지(-2.3→-1.8억달러)는 적자폭이 줄었다.
상품·서비스 거래가 없는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106억4000만달러로 전월(104억9000만달러)과 비슷했다. 부문별로는 직접투자가 유출초가 49억9000만달러에서 1억2000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증권투자는 외국인의 증권투자 순유출 규모가 늘면서 전월의 65억달러에서 71억5000만달러로 확대됐다. 기타투자는 금융기관의 해외예치금 증가와 차입 상환으로 전월 22억4000만달러 유입초에서 33억8000만달러 유출초로 전환됐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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