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군이 군사적긴장감을 높여가면서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를 향해 포격을 가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전문가들은 최전방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북확성기가 결정적인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지난 4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 이후 우리 군은 10일부터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하자 북한군은 무차별 타격을 경고했다. 북한군은 남측 확성기 타격을 노린 훈련도 최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한군이 실제 확성기 방송 지역에서 포격 도발에 나선 것은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전방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은 장병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북한군에 골칫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북한 지도부는 남측의 심리전을 체제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이 보유한 대북 심리전 수단은 '자유의 소리'로 불리는 심리전 방송(FM)과 확성기 방송, 전광판, 대북전단 등이 있다. 2004년 6월 4일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남북이 선전활동 중지에 합의하면서 모든 심리전도 중단됐다가 FM 방송은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을 계기로, 확성기 방송은 지난 4일 발생한 북한의 DMZ 지뢰도발을 계기로 각각 재개됐다. FM 방송은 자유민주주의 우월성과 대한민국의 발전상, 남북한 체제 비교, 음악 등 사전에 녹음된 내용으로 1회 4시간, 하루에 3회 정도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FM 방송은 라디오가 있어야 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에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확성기 방송(고정식)은 출력을 최대로 하면 야간에 약 24㎞, 주간에 약 10여㎞ 거리에서도 방송 내용이 들려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확성기를 통해 북쪽으로 전파되는 방송 내용은 주로 북한 군부 인물 처형 등 북한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을 비롯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 지구촌 소식, 날씨 정보, 음악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 외에 과거에 철거했던 전광판을 다시 설치해 가동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북전단(일명 삐라)도 심리전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 군 당국은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거치면서 수차례 대북전단을 살포한 바 있다. 당시 대북 심리전단지에는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북한의 개혁 개방 촉구, 자유민주주의 체제 우월성 등의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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