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지급옵션 전통적 방식에 머물러"
"다양한 지급옵션 개발돼야..인센티브 부여 필요"
[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퇴직급여 지급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대다수의 수급자들이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인출해 실질적인 노후소득보장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경진 근로복지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20일 2015보험연합학술대회에서 '퇴직연금 급여지급 방법 다양화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퇴직으로 적립에서 인출단계로의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획일적인 연금선택 보다 급여지급 방식의 다양성과 유연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4년 현재 현재 55세 퇴직자의 일시금 수급비율을 살펴보면 수급자수 기준 96.8%로 집계됐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일시금 수령 비율이 99.1%에 달했다.
사용처를 살펴보면 부채상환(17.2%), 생활자금(16.0%), 주거비(11.4%), 자녀교육비 및 결혼자금(6.4%) 등 소비항목에 대한 사용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연구위원은 "대기업 또는 장기근속 퇴직자의 상당수가 일시금으로 퇴직급여를 수령하고 있다"며 "특히 퇴직 일시금을 금융자산투자보다는 생활자금 등 소비항목으로 지출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퇴직연금은 준공적연금의 성격임에도 연금지급 옵션이 종신연금, 확정연금 등 전통적인 연금지급방식에 그치고 있다"며 "앞으로 다른 사적연금과 같이 다양한 지급옵션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은 부부 가운데 한 명이 사망하면 남겨진 배우자에게 연금이 계속 지급되는 이른바 '연생연금'의 성격이 있다. 특히 주택연금은 정액형뿐만 아니라 체감·체증형, 전후후박형 등 다양한 지급유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개인연금은 변액연금 등 세제 비적격 상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급옵션이 설정돼 있다.
임금피크제와 관련해선 임금피크제 시작 이후 퇴직급여의 일부를 인출해 연금으로 지급받는 방안을 제안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소득감소를 일부 보전하고, 최종 퇴직 시점에 잔여 퇴직급여와 추가 발생 퇴직급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최 연구위원은 "지급방식의 다양화 관련 정책이 실제로 잘 실행되기 위해서는 퇴직연금사업자와의 유기적인 협력과 근로자의 인식전환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퇴직연금사업자가 다양한 지급상품을 퇴직연금에 적용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퇴직연금사업자는 당장의 손익을 고려하기보다 퇴직연금의 공공성을 고려해 장기 관점에서 다양한 연금지급상품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근로자는 퇴직급여가 소비를 위한 목돈이 아닌 은퇴 후 노후소득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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