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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의 윤용하 50주기, 명동성당 음악회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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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보리밭’ 작곡가 윤용하(1922-1965)의 50주기를 기리는 음악회가 오는 9월 30일 저녁 8시에 서울 명동성당 본당에서 열린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윤용하는 1922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나 1965년 43세에 타계했다. 당시 장례미사가 명동성당에서 치러졌다.

윤용하 50주기 기념 음악회는 명동성당이 주최하고 문화융성위원회와 바보의 나눔, 따뜻한 재단이 함께 참여한다.


기념 음악회 관계자는 20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윤용하 선생의 민족혼과 영성을 되새기고 그의 노래를 재발견한다는 취지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회 프로그램은 이번주 내에 정해질 예정이다.

‘보리밭’의 윤용하 50주기, 명동성당 음악회 연다 윤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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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하는 황해도 은율에서 4대째 가톨릭 신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모를 따라 만주에 가서 자랐다. 만주 봉천보통학교를 졸업한 게 학력의 전부이지만 어려서부터 성당에서 음악을 접했고 봉천방송국관현악단의 일본인 지휘자로부터 화성법과 대위법을 배웠다.


프랑스인 신부는 그를 음악신부로 키우려고 했다. 그러나 음악신부가 되려면 먼저 일본에서 1년 동안 라틴어와 불어를 배워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의 부모가 반대했다. “자식을 왜놈 땅에 보낼 순 없다”는 것이었다.


‘보리밭’의 윤용하 50주기, 명동성당 음악회 연다 작곡가 윤용하가 지휘하는 모습.

해방 후 함경도에서 음악교사를 지내다 월남해 한양공고 교단에 섰다. 한국 전쟁 기간에 종군작곡가로서 군가와 ‘사병의 노래’ 등을 작곡했다. 가곡 ‘보리밭’ ‘동백꽃’ ‘한가윗 달’ 등을 비롯해 동요 ‘나뭇잎 배’ ‘노래는 즐겁다’ 등 200여 곡을 작곡했다.


가곡 ‘보리밭’은 시인 박화목의 가사에 윤용하가 곡을 붙여 탄생했다. 윤용하는 1951년 부산에서 재회한 박화목에게 “아무리 피난살이지만 보람 있는 일을 해야 할 것 아니겠나”라며 “가곡을 만드세”라고 제안했다. 윤용하는 박화목이 ‘옛 생각’이라고 붙인 시 제목을 ‘보리밭’으로 바꿔 곡을 붙였다.


윤용하는 주류가 아니었고 주류에 서기를 거부했다. 해방 후 친구인 성악가 오현명이 남산음악학교에서 공부를 더 할 것을 권했지만 듣지 않았다. “예술을 한다는 사람이 무슨 자격이 필요하단 말이오?”라고 반문할 뿐이었다.(박화목 ‘윤용하 일대기’)


윤용하는 순수음악을 고집했다. “예술의 순수성을 지킨다”며 대중음악 일자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순수한 예술을 추구하던 가난한 작곡가 윤용하는 병고에 시달리다 43세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


앞서 2005년에 그의 40주기를 맞아 윤용하 기념사업회(회장 오현명, 부회장 이부영)가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기념 연주회를 개최한 바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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