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1958년과 2015년을 사는 동성애자들의 삶은 어떻게 다를까?
1958년, 부동산 중개업자 필립의 집에 부인 실비아의 친구 올리버가 방문한다. 올리버는 자유로운 삶을 사는 솔직한 동화 작가. 필립은 사회적 관습과 체면을 중시하는 인물이지만 올리버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낀다. 이를 알아챈 실비아 역시 힘겹다. 2015년, 필립과 올리버는 공식적인 연인 사이다. 하지만 너무 다른 가치관 탓에 다툼을 반복한다. 누구보다 두 사람을 잘 이해하는 친구 실비아는 그들을 화해시키려 부단히 애쓴다.
연극 '프라이드'는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다른 시대에 놓인 동성애자들의 이야기다. 영국 작가 알렉시 캠벨은 이 작품을 통해 동성애자가 사랑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다. 2014년 국내 연극계를 뜨겁게 달군 '프라이드'가 지난 8일부터 서울 종로구 수현재씨어터에서 앵콜 공연하고 있다. 캐스팅이 확 바뀌었다. 필립 역은 배우 배수빈과 강필석, 올리버 역은 정동화와 박성훈, 실비아 역은 임강희와 이진희가 맡는다.
'프라이드'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12일 오후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러닝타임을 조금 줄여 세 시간 안으로 만들었고 배우들의 동선과 디테일 몇 개만을 수정했다. 김동연 연출은 "작품을 다르게 만들려고 하진 않았지만 배우에 따라 캐릭터 해석이 달라졌다"고 했다.
배수빈은 '광해 왕이 된 남자'(2013) 이후 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영화나 방송 매체에서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연극 무대에서 관객을 마주하다보면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어 "'프라이드'는 성 소수자를 다루는 작품이지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소수자에 대한 모든 차별을 그리는 작품이기도 하다"며 "관객이 보기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동화 역시 "어느 환경에서든 소수는 있기 마련이다"며 "'프라이드'는 그들의 목소리를 자신 있게 대변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이 역할을 연기하면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11월1일까지. 문의 02-766-6007.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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