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4곳이 지난 10일 결정됐다. 관세청은 서울지역 3곳 가운데 대기업 부문은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를, 중견ㆍ중소기업 부문 1곳은 하나투어 SM면세점으로 각각 확정했다. 제주에서는 제주관광공사를 새 사업자로 선정했다. 정부는 선정결과를 발표하면서 "3000억원의 신규 투자와 4000여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되며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조기 달성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사업자들도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관광ㆍ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그런 만큼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遊客)들을 다시 불러들여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경기 회복의 불씨가 되도록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420만명 중 43%인 610만여명에 이른 데 이어 2020년에는 2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1인당 지출액은 300만원으로 외국인 관광객 1인 평균 지출액(138만원)의 두 배 웃돌았다. 이에 힘입어 면세점 매출액은 2001년 1조7800억원에서 지난해 8조3000억원대로 불어났고 올해는 10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 투자 확대, 고용 촉진 등을 위해 면세점을 추가 허가한 만큼 새로 티켓을 쥐게 된 기업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로 기대에 부응해야 마땅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명동과 동대문 구경하고 물건 하나 사고 나면 갈 곳이 없다"고 푸념해 왔다. 면세점과 관광업을 연계한 사업계획을 정밀하게 짜고 인프라 투자에 나서 관광 중흥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 게 새 사업자들의 책무다.
이번 선정으로 면세점 사업자가 20곳으로 늘어났다. 대규모 면세점 중심의 현행 제도가 최선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 말에는 서울 시내 롯데 소공점, 롯데월드점, 워커힐면세점과 부산 신세계면세점의 특허가 만료돼 제2의 면세점 전쟁이 예고돼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해 지방 면세점을 2020년까지 지금의 3배인 2만곳으로 늘리는 한편 골목의 편의점 면세점도 현재 1000여곳에서 3000곳으로 확대해 요우커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일본의 계획은 타산지석이다.
다른 한편으로 유수의 기업들이 다투어 면세점 사업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많은 국민은 그 같은 치열한 경쟁이 경영 혁신과 연구개발(R&D)에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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