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1. 강원도에 위치한 중소 제조업체 A사는 기술개발에 집중한 나머지 제품 양산화 시점에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A사는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에 기업진단을 요청했다. 진단 결과 기술력과 사업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왔고, 중진공은 지난 2012년부터 특별 금융지원을 실시했다. 이후 A사의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으며 지난해는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2. 화장지와 냅킨 등 위생용 종이제품을 생산하는 B사는 창업 후 사업장 이전 과정에서 자금 흐름이 꼬였다. B사는 위기를 극복하고자 중진공에 기업진단을 요청했고, 중진공의 공장매입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B사는 1, 2공장 통합과 신제품생산 자동라인 설치를 완료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다.
중진공의 기업진단 사업이 국내 중소벤처업계 성장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될성 싶은 떡잎'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면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업체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재지원을 희망하는 업체들이 줄을 서고 있다.
25일 중진공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해 총 4123건의 기업진단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약 1조4000억원의 정책자금을 집행했다.
중진공이 2011년부터 시작한 중소기업 진단사업은 업종 전문가가 기업의 건강상태(기업애로)를 체크한 후에 처방전(해법 제시)을 발급하고 그에 따라 정책사업을 연계지원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정책자금 융자, 연수, 수출마케팅, 컨설팅 등 중진공의 각종 사업이 해당 기업에 맞춰 연계지원된다.
지원대상은 중소기업기본법에 의한 중소기업으로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계획에서 정한 지원제외대상 업종에 해당되지 않는 기업이다. 시작 첫 해인 2011년 중진공은 346개의 중소기업을 진단하고 990억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했다. 이후 4년 만에 지원규모는 10배 이상 늘었다.
중진공 기업진단의 효과는 질적인 부분에서 특히 크게 나타났다. 진단 사업을 통해 중진공의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사업 분석을 실시한 결과 중진공 기업 진단을 받은 업체들은 성장성과 수익성, 생산성 등 여러 지표에서 진단을 받지 않은 기업들보다 높은 개선효과를 보였다. 진단을 받은 기업들의 91%는 중진공 기업진단을 다시 받기를 희망했다.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2013년 기업진단사업을 이용한 중소기업의 종합만족도는 평균 88.9점을 기록했다. 조사가 실시된 2008년에 84.2점을 기록한 이후 2010년 86.3점, 2012년 87.5점 등 해를 거듭할수록 만족도는 높아지고 있다고 중진공은 설명했다.
올해 기업진단 관련 중점 추진 사업으로 중진공은 기술금융 활성화와 재도약업체 지원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꼽았다.
우선 기술력은 우수하나 자금부족 등 유동성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지적재산권(특허권)을 활용한 정책금융 지원을 지난해 162억원에서 올해 2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창업에 실패했거나 성장이 정체된 재도전 기업에 대한 진단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올해 구조개선 전용자금(300억원)도 신설했다.
김중교 중진공 기업진단처장은 "기업진단을 받은 중소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 생산성 등이 고르게 개선됐다"며 "이는 기업진단이 단발성 진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진공의 후속 연계지원과 기업의 개선노력을 통해 그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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