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폭 타협점 못찾아…하반기 가격 7~8월 중 결정될 듯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협상을 두고 올해도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가격을 낮추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인하폭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후판 가격 역시 7~8월 중 결정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조선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ㆍ현대제철 등 철강업체와 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들은 다음달부터 적용될 하반기 후판가격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후판은 선박을 만드는 데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이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반기 혹은 매분기 개별 협상을 통해 후판 가격을 정한다. 후판가격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인하됐다. 각 업체들은 정확한 가격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업계는 공장도 가격인 톤당 110만원 대비 20~30% 가량 낮은 가격대가 형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후판 가격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조선업체가 요구하는 인하폭과 철강업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하폭 사이 간극이 커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조선사가 요구하는 인하폭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상황"이라며 "중국산 철강 유입으로 철강업체도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큰 폭의 인하는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선업체는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의 약세가 이어지는 등 인하 요인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량이 크게 늘지 않아 수주 목표를 채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주액이 줄고 있어 후판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체들은 올 상반기까지 수주 목표의 30%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동국제강은 아직까지 상반기 협상도 마무리 짓지 못했다. 후판용 원자재인 슬래브(판 모양의 철강 반제품)를 전량 외부에서 조달해야 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데다 후판 판매 비중이 커 가격 접점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때도 2월에 협상이 마무리되는 등 가격 결정이 점점 늦어지는 양상"이라며 "하반기 후판 가격 역시 7~8월쯤 돼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의 시한을 넘겨 결정된 후판 가격은 이후 납품하는 후판 물량을 조정하는 식으로 소급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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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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