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자동차 대여업, 안전관리 부족…운전자 보호 대책 시급
[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최근 대여 이륜자동차(스쿠터 등)을 이용하는 젊은 여행객이 증가한 가운데, 제주지역 대여점 30곳 중 18곳 운전자들이 상해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운전자 보호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대여 이륜자동차 관련 상담건수는 2012년 11건, 2013년 20건, 2014년 26건으로 총 57건이며 이중 10건(17.5%)이 제주지역 상담건이었다. 총 57건 중 ‘사고’ 관련이 33건(57.9%)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대여금 환불’ 7건(12.3%), ‘고장 등 품질’ 4건(7.0%), ‘위약금’ 3건(5.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소비자원 여행소비자권익증진센터가 제주도내 이륜자동차 대여점 30곳을 대상으로 현장 방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 30곳 중 운전자가 다치는 상해 사고를 경험한 대여점은 18곳(60.0%)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러한 운전자 상해 사고를 보장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동차종합보험 중 자손보험에 가입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이 의무화된 책임보험(대인Ⅰ, 대물)은 대여점 30곳 모두 가입하고 있었다.
제주지방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이륜자동차(대여용 여부 구분 불가) 사고건수는 2011년 295건, 2012년 337건, 2013년 362건, 2014년 393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외 사고로 신고되지 않은 단순 사고까지 감안하면 사고 빈도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면허제도는 이륜자동차의 차량구조, 운전방법 등이 일반자동차와 전혀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연습면허를 제외한 모든 면허에 대해 이륜자동차(125㏄ 이하) 운전을 허용하고 있어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대여 시 충분한 사전 주행연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한 연습 공간이 필요하나 주로 연습장소가 매장 앞 공간(7곳), 도로(5곳), 골목길(4곳) 등 자동차와 보행자 통행이 빈번한 곳이어서 사고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운전 중 착용이 의무화돼 있는 안전모는 조사대상 대여점 30곳 모두 정상 구비ㆍ대여하고 있었다. 반면 착용이 의무화돼 있진 않지만 사고 발생 시 운전자 신체를 보호하는 무릎ㆍ팔꿈치 보호대를 구비한 곳은 8곳(26.7%)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소비자들이 이용을 기피한다는 이유로 대여가 원활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대여점 18곳 중 이륜자동차 안전운행 수칙을 홈페이지 상에 고지하고 있는 곳은 10곳(55.6%)에 불과했으며 그 내용도 대여점별로 각각 달라 통일된 안전수칙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대여용 이륜자동차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자동차대여업(렌트카)에 포함해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지역 실정을 반영해 공동 연습장을 확보하는 등 안전 인프라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들에게는 이륜자동차의 특성이나 위험성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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