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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질환 약물 치료 효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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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정전용량 측정으로 혈관투과성 정량적 확인 가능

뇌질환 약물 치료 효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이태걸 박사팀이 혈관투과성 측정을 위해 세포를 기판에 올려놓고 있다.[사진제공=KR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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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뇌질환 약물 치료 효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신용현) 나노바이오측정센터 이태걸 박사팀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정훈 교수팀이 뇌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약물의 효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뇌혈관에는 뇌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인 혈액 뇌장벽이 있다. 혈액 뇌장벽은 혈관을 타고 온 염증과 세균 등이 뇌 조직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아 치매, 뇌종양 등을 예방한다. 혈관 내 물질이 혈관에서 조직으로 흡수되는 정도를 혈관투과성이라 한다. 혈액 뇌장벽의 혈관투과성이 노화나 질병 등으로 높아지면 뇌에 세균 등 독소들이 침투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이유로 혈관투과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다양한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약물로 인한 감소 효과를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약물 개발의 속도가 더딘 실정이다. KRISS-서울대 공동연구팀은 혈관을 구성하는 혈관내피세포의 정전용량을 측정해 뇌질환 치료 약물을 투입했을 때 나타나는 혈관투과성 감소효과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정전용량은 전기(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물리량 크기를 말한다.


자체 개발한 금 나노기판 안에 인위적으로 혈관투과성을 높인 혈관내피세포를 만들고 전류를 흘려보내면 세포가 가지는 정전용량을 측정할 수 있다. 기판 안에 뇌질환 치료 약물을 넣고 다시 측정하면 시간대별로 변하는 세포의 정전용량을 확인할 수 있다.


정전용량이 1.3 패럿(farad)인 세포에 혈관투과성을 높이면 72시간 후 1.17 패럿까지 떨어진다. 연구팀은 동일한 환경 속에서 치료 약물을 추가하면 종전 수치인 1.3 패럿으로 비슷하게 유지되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고 그 변화치는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정전용량이 높아지는 것은 전기(전하)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세포의 구멍이나 간격이 약물로 인해 좁아지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세포의 혈관투과성 정도는 낮아진다. 기존에는 세포막을 구성하는 단백질에 형광물질로 표시한 후 약물로 인한 세포막 변화를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이 방식은 약물 투입 후 2~3일 후의 세포의 변화를 단순히 눈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변화 정도에 대한 정량적 분석이 힘들었다. 연구팀은 기판 16개에 각각 세포를 동시에 배양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약물 효과에 대한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약물에 대한 검사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기판의 수를 늘려 판별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태걸 KRISS 박사는 "그동안 혈관투과성을 조절하는 약물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실시간 검사할 방법이 없었는데 세포가 가진 정전용량 측정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뇌질환 약물의 효과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전에 미리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뇌질환 약물 선별검사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6월호(논문명 : Real-time estimation of paracellular permeability of cerebral endothelial cells by capacitance sensor array)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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