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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방미연기]동북아 균형추 자리잡기 전략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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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미일 밀월 가속화가 걸림돌 숙고 필요

[朴대통령 방미연기]동북아 균형추 자리잡기 전략 재검토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일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메르스 환자 진료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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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산으로 나라가 어수선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14∼18일로 예정된 미국 순방을 연기했다. 한 여론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이 방미연기를 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단 방미는 연기됐지만 추후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부담은 더 커졌다.

현재 한미 관계의 최우선 관심사는 최근 크게 위축된 한국외교의 위상 회복이다.


박 대통령은 9월 시진핑 주석 방미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논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반기 내내 한국 외교는 복잡다단한 문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배치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하면서 눈치보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과거사 문제로 얽힌 한일관계로 한국 외교의 운신의 폭도 좁아졌다.


그동안 양국의 외교 당국자는 한미 동맹관계는 빛 샐 틈이 없고(no daylight), 한일ㆍ한중관계와 제로섬 관계도 아니라고 강조해 왔다. 지난 3월 초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사건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지만 혈맹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박 대통령의 방미 연기로 동북아 지형도에서 미국의 우호적인 답변을 얻어 낼 수 있는 전략을 더 정밀하게 짤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4월 말)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9월) 중간에 미국을 찾게 된다면 박 대통령으로서는 동북아 균형자로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할 수 있지만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 측에 일방적 구애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미국으로부터 한반도 정책에서 한국의 위상을 재확인받는 수준을 넘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 2월 말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과거사 발언은 역사문제에서 미국이 일본 쪽으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미의회 연설도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라는 알맹이가 빠졌고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라는 부적절한 표현에도 미국 정부는 신중한 평가를 내렸다.


중국이 사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한미 정상 간의 사전 교감도 절실하다. 물론 한미 당국은 모두 사드 문제는 정상회담의 의제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공론화된 이상 모종의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지난달 방한한 존 케리 국무장관의 사드 배치 필요성 언급은 실수인지 의도된 발언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당국자의 입에서 나온 언급이어서 한국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미국과 중국 간 마찰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을지 관심이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3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한국도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한 바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추후에라도 방미기간 동안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미ㆍ중ㆍ일 외교현안에서 주체적 목소리를 냄으로써 동북아 균형추로서의 역할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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