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한국내 모행 통합 마무리해야 진행"
협의 끝났던 LA·애틀란타 지점 설립 차질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하나ㆍ외환은행의 통합이 지연되면서 불똥이 미국으로 튀었다. 미국 내 외환은행의 미국 영업망 복구 움직임도 제동이 걸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국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을 전제로 외환은행의 LA와 애틀란타 지점 설립을 추진했다. 모두 국내 모행 통합 진행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미 FRB는 사전승인을 전제로 해 미리 신청서를 넣었다"며 "통합을 진행시킨 후 LA와 애틀란타 지점도 설립하기로 협의가 됐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미국 영업망 재건은 하나금융이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다. 론스타는 지난 2004년 외환은행의 미국 내 시카고 뉴욕ㆍLAㆍ시애틀 등 4개 지점을 폐쇄하고, 기업여신과 송금만 가능한 파이낸셜 컴퍼니 형태로 전환했다. 미국내 영업하는 은행 점포나 현지 법인의 지분을 25% 이상 소유한 주주도 감독을 받게 돼 있는 감독규정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에 'LA 및 아틀랜타 지점 설립 추진단'을 설치하고 이현주 부행장을 단장으로 선임하면서 영업망 재건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국내 통합이 연기되면서 미국 내 영업망 재건도 함께 중단됐다. 통합을 뒤로 미루고 LA와 아틀란타 지점 설립을 우선 추진하려 했지만 현지 금융당국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미 모행 통합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통합을 전제로 지점설립부터 하는 모양새는 적절치 않다는 게 이유였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모든 과정이 한국내 모행 통합이 일단락 되고 나서 진행돼야 한다는 게 FRB의 입장"이라며 "현지 법률 자문을 통해서도 지점설립을 우선하는게 적절치 않다는 해석도 받아 지금 어떤 시도도 하지 못하고 국내 통합 진행만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이후 법원이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중단됐던 국내 하나 외환은행의 통합 절차는 이달내로 진행 여부가 결정된다. 서면 제출일 하루 전인 2일 외환은행 노조는 사측에 2.17합의서 수정안에 대한 요구안을 제시했다. 또 이를 사측이 받아들이면 더 이상 합의서 상의 '5년 독립경영' 요구를 지속하지 않기로 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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