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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너지업계, 월가지원 업고 셰일 재투자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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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167억$ 조달…유동성 위기 넘기고 투자확대 나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국제유가 급락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올해 1분기에 월가로부터 대규모 자금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넘기면서 하반기에는 다시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배럴당 60달러선을 회복한 유가 반등 흐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미국 에너지 부문 상장사들이 신주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규모는 167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70억달러 수준에서 급증해 2010년 3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사모펀드 투자도 활발하다. 사모펀드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프레퀸에 따르면 올해 석유·가스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된 사모펀드 자금은 역대 최대인 206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같은 흐름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 반대되는 것이다. 지난해 유가가 급락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1986년처럼 월가가 투자금을 줄이면서 파산하거나 매각되는 에너지 기업들이 속출하고 원유 수급 상황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과 반대로 월가는 되레 유가 반등을 예상하고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이다. 월가 입장에서는 제로금리 정책이 유지되면서 마땅히 고수익을 노릴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이 에너지 기업에 투자를 늘리는 배경이 됐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기업들이 확보한 자금으로 시추 작업을 늘리면서 하반기에는 다시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덴버 소재 중형 에너지 회사인 시마렉스의 폴 코루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에너지 산업에 몰려드는 투자금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투자자들이 유가 회복을 생각하고 있지만 여전히 회복을 말하기에는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마렉스도 최근 7억5000만달러 가량 투자금을 유치했다. 시마렉스는 텍사스, 오클라호마, 뉴멕시코 등에서 더 많은 유정 개발을 위한 시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다른 기업들이 투자금을 확보해 다시 투자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시마렉스는 20개였던 굴착장비를 6개로 줄였지만 올해 말까지 다시 20개 가까운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 셰일업계의 생산의 줄이려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전략도 차질을 빚게 됐다. OPEC은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유가 하락 압력에도 불구하고 감산을 하지 않았다. 유가를 더 떨어뜨려 미국 에너지 기업들을 도산시키고 OPEC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유가는 유가대로 떨어지고 미국 셰일 생산도 줄이지 못 하는 최악의 상황에 OPEC이 직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OPEC은 오는 5일 빈 회의에서 또 다시 산유량을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향력이 줄어든 OPEC이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궁여지책이라는 분석이지만 월가가 미국 에너지 업계의 자금줄 역할을 계속 해 준다면 OPEC의 선택은 위험한 도박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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