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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 VS 입법부…法 위 시행령·우회 개정 '해묵은 갈등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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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와 입법부 충돌…해묵은 갈등이 뇌관
-정치권은 모법이 시행령에서 틀어지는 것 늘 반발
-청부입법·시청 조치 무시도 갈등 불씨
-정부는 국회선진화법 막히자 우회로 시행령 사용


#1.편의점 본사의 '갑의 횡포'를 막기 위해 국회는 2013년 편의점 가맹점주에게 강제 영업시간과 폭리행위를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을 담은 가맹사업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정부는 심야 영업 시간대를 줄이고, 일몰 규정을 포함하는 시행령을 통과시켰다. 원안보다 완화된 안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2. 정부는 지난해 9월 부동산대책에 하위 시행령 개정으로 조치가 가능한 부분을 위주로 발표했다. 법안 개정사항으로 대책을 내놓을 경우 또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언제 실현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정부가 중요한 대책을 꼼수로 개정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국회가 공무원연금 개혁과 시행령을 시정 요구할 수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연계해 통과시키자 행정부와 입법부의 권력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부처에 따르면 행정부와 입법부의 권력 충돌은 해묵은 사안이다. 정부의 대책이 국회에서 법안으로 완성되고, 완성된 법안을 정부가 다시 실행하는 순환 과정에서 월권 논란이 늘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여야가 만든 법을 시행령에서 후퇴하거나 변경하는 정부에 불만을 가져왔다. 특히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국회를 통과한 법들은 시행령에서 원안보다 후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2년 국회를 통과한 '관세법 개정안'은 재벌기업의 면세점 독식을 막기 위해 '면적 기준'으로 규제하게 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관세법 시행령을 발표하며 면적 기준을 '특허 수(매장 개수) 기준'으로 변경했다. 면세점 한 곳을 운영해도 규모는 규제 없이 키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원안을 발의했던 의원은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시행령이라고 항의하며 법안을 재발의했다.


정부의 대책을 의원입법 형태로 국회에 발의하는 '청부입법'에도 불만을 가진 의원들이 있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굵직한 대책의 경우 청부입법이 많이 행해지지만, 여론이 좋지 않은 대책의 경우 의원들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 여당 의원은 "정부가 부탁해 대신 법안을 발의해 주긴 했다"면서도 "그러나 국회가 정부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불만들 내비쳤다.


국회의 시행령 시정 요구도 제대로 관철되지 못했던 점도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010년 국토교통부가 도심 과밀부담금 감면 대상에 연구소나 금융업소를 포함하도록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을 고치자 과밀을 막자는 법률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시행령을 수정하지 않았다.


반면 정부는 강해진 국회의 입법권이 삼권분립의 균형을 깨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으로 주요 대책들이 번번이 국회에 발목이 잡히고 있으며, 포퓰리즘성 의원입법들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해 정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불만이다.


정부는 대부분의 경제활성화 방안이 국회에서 막히자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으로 우회 방안을 선택해왔다. 재건축 가능연한 단축, 수도권 그린벨트 전매제한 및 거주의무 기간 완화, 청약제도 개선, 디딤돌 대출의 금리 인하 등이 담겼던 지난해 9·1 부동산 대책은 하위 시행령 개정 사안으로 채워졌다.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 또한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제기된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제·개정 사항 27건, 재정지원 등 비법령 사항은 85건, 제2차 규제개혁장관회의를 통해 정리된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사항은 모두 23건 등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현실에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 법안이 국회서 남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행령에서 조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인데, 그것조차 수정을 요구하겠다는 것은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조치가 시행령 개정인데 이것마저 막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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