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쿠폰으로 경매 참여·로또 판매한 사이트 운영자, 항소심도 실형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회원들에게 전자쿠폰을 판매해 경매에 참여하게 하거나 복권과 같은 복표를 사게 하는 식으로 거액의 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온라인 사이트 운영업자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홍이표 부장판사)는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위반과 복표발매중개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47)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김씨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경품 경매, 국내 복권을 이용한 복표 발매, 해외복권구매 대행 등을 하는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 사이트는 유료회원을 모집해 월 5000원∼10만원의 회비를 받고 회원등급에 따라 공짜경매쿠폰, 무료로또복권, 경품로또쿠폰, 월드로또쿠폰 등을 90∼375장씩 지급했다. 무료회원에게는 공짜경매쿠폰 2장이 지급됐다. 2008∼2010년에는 쿠폰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공짜경매쿠폰, 경품로또쿠폰을 1개당 1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공짜경매쿠폰으로 시가 34만원짜리 순금복돼지 경매에 참여하는 데 100원부터 4만9999원 사이에서 유일한 입찰 최저가를 쓴 사람이 순금복돼지를 갖는 식으로 운영됐다.

이렇게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낙찰되지 않고 소진된 쿠폰이 8800만여개다. 쿠폰 1개당 가치를 최소 50원으로 따져도 업체 측이 44억원의 이득을 챙긴 셈이다.

또 '로또응모쿠폰'을 써서 로또복권의 당첨번호를 맞추는 이벤트도 벌였다. 6자리 숫자를 적은 복표를 판매하고 당첨번호의 숫자와 3∼5개 일치한 복표 구매자에게 외제차, 상품권 등 경품을 줬다. 이런 식으로 2006∼2010년에 복표 1000만여개를 판매했다.

앞서 1심은 "복표와 관련된 죄는 국민의 근로관념과 사회의 미풍양속을 해하는 범행으로서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적지 않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김씨는 항소하면서 각종 쿠폰이 회원들에게 유상으로 판매한 것이 아니라 사은품으로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경매나 로또복권 관련 경품행사에 응모할 권리가 쿠폰에 체화돼 있어 사행행위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료회원들에게 등급에 따라 각종 쿠폰의 매수를 차등 지급한 점 등을 보면 쿠폰이 사은품이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