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북한이 27일 잠수함 발사 탄도탄(SLBM) 수중발사 시험 장면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미국의 SLBM 발사 장면을 가져다 편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은 2분4초 분량으로 물속 잠수함에서 거대한 탄도탄이 발사돼 수중에서 솟구치는 장면이 나온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시사 카메라 초점:깨진 쪽박을 쓰고 날벼락을 막기'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제작했다. 이 동영상에는 검은 잠수함 선체에서 엄청난 양의 흰색 기포를 일으키며 발사된 탄도탄이 곧장 수면을 향해 수직으로 솟아오르는 장면을 담고 있다.
북한은 수면으로 솟아오른 탄도탄이 강렬한 섬광과 함께 해수면 위에 낮게 형성된 구름을 뚫고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까지 보여준 뒤 '꽝'하는 폭발음과 함께 화면을 붉은 화염으로 채워 마치 탄도탄이 폭발한 것과 같은 효과를 연출했다.
동영상은 북한의 SLBM 시험발사 성공에 따라 한미 동맹과 미국의 '핵우산'이 소용없게 됐다면서 '괌도와 하와이 앞바다에서 불의에 미 본토 타격 가능' '서울에 미사일 1~2발만 떨어져도 극도의 혼란상황이 조성'이라는 자막을 연이어 내보냈다.
또 탄도탄이 수중 발사되는 장면에는 "송아지마냥 화들짝 놀라 초상난 집처럼 떠들어대는 미국과 괴뢰들의 소동을 놓고 내외 여론들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아무리 그래야 다 깨진 쪽박 쓰고 날벼락 맞기다"라는 육성도 넣었다.
북한은 지난 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탄도탄이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모습은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미국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 '트라이던트 1'의 발사 장면을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공개한 물속의 잠수함에서 탄도탄이 발사되는 장면 10여초가량은 화면구도 배경, 탄도탄의 모습 등 모든 점이 '트라이던트 1'이 바닷속에서 솟구치는 모습과 똑같다.
수중 발사 장면과 탄도탄이 수면으로 나온 후의 장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아 뒷부분도 '조작'하거나 다른 영상을 편집·합성한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북한의 SLBM 시험발사 발표 후 미국과 중국의 정부 당국자 등은 북한이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하지 못했다거나 북한의 SLBM 개발 수준이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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