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지난해 출시된 일본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NISA)는 전체 투자금액이 3조엔에 육박했습니다. NISA는 투자의 재미와 함께 사람들의 시야를 넓히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기에 힘입어 내년부터 일본 금융청은 최고 투자 한도액을 120만엔으로 늘리고 18세 미만도 가입할 수 있는 '주니어NISA'를 설립할 것입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 효과' 강연자로 나선 미쓰이 히데노리 일본금융청 정책조정위원장은 이처럼 밝혔다. ISA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예·적금, 펀드, 연금, 보험 등 개별적으로 투자하는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넣고 일정 기간 보유하면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이다. 일본은 지난해 도입했으며 국내도 올해 중 도입 예정이다.
일본에서 ISA는 도입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 기준 NISA는 825만좌, 전체 투자금액은 2조9800억엔을 기록했다. 통장계좌에서 자고 있던 눈 먼 예금이 투자에 활용된 것이다. 미쓰이 위원장은 "일본 내 가계금융자산 1694조엔 중에서 예금통화 비율은 890조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며 "가계 금융 자산 할당량을 보면 일본과 한국은 예금 비중이 50%대로 미국(13.5%), 프랑스(28%)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NISA 인기에 일본 금융청은 투자 제한금액을 내년부터 100만엔에서 120만엔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쓰이 위원장은 "NISA가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5년 간 투자 면세 혜택을 제공하는 등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반면 1년에 투자 금액을 100만엔으로 제한해 부자들에게만 특별한 투자 혜택을 제공한 것이 아니다"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월급으로도 쉽게 투자하도록, 예를 들면 한 달에 10만엔씩 정도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도를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NISA 투자자들을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60대(27.3%)와 70대(21.4%)가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반면 20대는 3.8%에 그쳤다. 일본 금융청은 이를 근거로 주니어NISA를 도입할 예정이다. 주니어NISA는 0세부터 19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80만엔이 한도다. 20세가 넘으면 자동으로 NISA계정으로 전환된다. 부모나 조부모 등이 가진 휴면금융자산이 다음 세대로 이전 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기를 막기 위해 만 18세 이전에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금지할 예정이다. 미쓰이 위원장은 "NISA 고객 확보를 위해 은행과 증권회사들이 서로 경쟁하며 노력을 했는데 이는 일본 금융산업 전체 발전을 이끌었다"면서 "한국 금융사들도 NISA를 계기로 금융 선진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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