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자발성·투자펀드 3박자 갖춘 뚜렷한 르네상스
15년전 상황과는 달라…경제성장축으로 진화시켜야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이창환 기자, 한진주 기자] 벤처 창업 붐이 일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기술력과 묻지마 투자가 결부된 2000년 '벤처 붐'과 달리 청년 중심 창업가들의 착실한 준비와 정부 및 민간 부문의 넉넉해진 지원이 맞물린 결과다.
모처럼 지펴진 열기가 한국 경제 든든한 성장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9일 기술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벤처확인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벤처회사 수는 3만331개로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3만개를 돌파한 이후에도 매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학가에서 불고 있는 창업 열기가 벤처 생태계 정착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창업동아리는 2949개로 전년 1833개보다 61%나 증가했다. 동아리에 가입된 대학생 수도 같은 기간 동안 31% 늘어나 2만9583명에 달한다.
이준희 중기청 정책총괄과장은 "지난해 대학가에 개설된 벤처 등 스타트업 창업 관련 강좌 수가 2561개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날 만큼 예비 취업생들의 창업에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경기침체의 그늘로 취업이 어려워진 탓도 있지만 현 정부의 벤처 창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벤처 창업 열기는 신설법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설법인은 2만2652개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도법인은 139개로 전년보다 23%나 감소했다. 벤처 창업이 이어지자 투자 물결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신규로 조성된 벤처투자펀드는 1조6393억원으로 전년 1조3845억원보다 18.4% 늘어났고, 올해 투자액은 이보다 10.4% 증가한 1조8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선 '벤처 창업=성공'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잘 조성된 벤처 붐의 열기가 식지 않도록 민관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준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산업은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10년 이상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할리우드 영화보다 각광받는 한국 영화의 비결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0년 전부터 영화 관련 펀드에 줄기차게 지원한 것이 빛을 보는 것으로,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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