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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왜 논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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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올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도 정부와 시민·사회단체가 각각 진행했다. 정부가 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되는 기념식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함에 따라 시민·사회단체가 옛 전남도청 앞 민주평화광장에서 독자적으로 기념식을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지 여부는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이었다. 기념식을 주관하는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단이 부르고 따라 부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부를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97년 정부가 기념일로 정한 이후 본 행사에서 항상 제창하는 노래였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2년째인 2009년부터 2010년까지는 식전 행사에서 합창단이 부르는 노래로 급이 낮춰졌다. 2011년에는 야당과 시민사회 등의 반발로 본 행사에서 부르게 됐지만 형식은 모든 사람이 부르는 제창이 아닌 원하는 사람만 합창단에 따라 부르는 방식이었다. 이같은 방식은 이후 계속 이어졌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그동안 정치권에서도 쟁점이 되어 왔다. 무엇보다도 국회는 2013년 6월 여야 합의로 통과된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문’을 들어 정부의 이같은 행사 진행 방식을 비판해왔다. 이후 임을 위한 행진곡은 거의 매년 국회 대정부질문, 정무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쟁점이 됐다. 특히 국가보훈처의 소관상임위인 정무위는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때문에 상임위가 파행으로 끝난 날도 허다했다. 이 외에도 5월을 전후로 대정부질문에서는 광주지역 의원들이 총리를 상대로 국회 결의안을 정부가 따르지 않는 이유를 따져 묻는 것도 이제는 하나의 관례처럼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보훈처가 기념곡 지정을 거부하는 이유는 다소 생뚱맞다. 보훈처는 지난 14일 자료를 통해 보훈·안보 단체의 반발, 작사가인 황석영 소설가 방북 경력, 정부 기념식에서 제창되는 노래는 기념일과 동일한 제목이라는 관례, 지금까지 정부에서 법률로 기념곡을 지정한 적이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반대 입장을 내놨다.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적 논리와 그동안의 관례 등을 들어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치권은 이같은 반대 논리에 따르지 않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와 함께 18일 행사에서 제창에 참여한 것은 이같은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정치권의 의지로 보인다. 이 외에도 이 문제에 열의를 보여왔던 정의화 국회의장 역시 국회관계자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5·18기념식은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아닌 부총리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최경환 총리 직무대행(부총리)이 공석인 국무총리를 대신해 참석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첫해 행사에 참석한 이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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