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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와병 1년①]지난 1년, 한국 최고기업 삼성은 어떻게 벼랑을 탈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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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와병 1년①]지난 1년, 한국 최고기업 삼성은 어떻게 벼랑을 탈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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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2014년 5월1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했다. 2010년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은 경영복귀와 함께 지금이 삼성그룹의 가장 큰 위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예언했다. 메모리반도체, TV를 비롯한 주력 사업이 여전히 세계 1등을 하고 있던 때였다. 2012년부터 다섯 가지 신성장사업을 정하고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2014년 이 회장의 예언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전해 2분기부터 세계 1위를 차지한 스마트폰의 실적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과감한 구조개혁을 주문했고 획기적인 변신을 위한 '마하경영'을 역설했다. 핵심 주력사업은 기술 초격차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딱 그 무렵이었다. 이 회장이 병실에 누웠다. 위기의 징후가 뚜렷해질 무렵 맞은 치명적인 오너 리스크는 삼성의 안과 밖을 흔들고 있었다. 5월10일 이후 삼성은 피가 마를 듯한 긴장 속에서 흘러갔다. 3대 리스크가 삼성을 덮쳤다. 1년 동안 이 기업은 그룹의 명운을 좌지우지할 리스크와 전쟁을 벌여왔다. 삼성의 3대 리스크와 그것을 극복하려는 1년의 움직임을 정리하면 이렇다.
[이건희 와병 1년①]지난 1년, 한국 최고기업 삼성은 어떻게 벼랑을 탈출했나 이건희 삼성 회장 (자료사진)


◆마하경영 중단 리스크=마하경영은 이 회장이 2002년 처음 언급한 용어로,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설계부터 엔진, 부품, 소재 등 모든 것을 교체해야 가능하듯이 기존 경영행위를 버리고 새롭게 틀을 만들어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는 신경영 철학이다. 주력 사업을 완전히 재편해야 한다는 2010년의 진단은 마하경영이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즉각적으로 기업 경영에 적용돼야 한다는 비장함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사업재편을 주도하던 이 회장이 입원하고 말았다. 유연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생명인 이 때, 이 회장 리스크는 삼성을 흔들기에 충분한 악재였다. 이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총대를 메고 '이건희 정신'을 부활시킨다. 방산과 화학계열사를 한화로 매각해 조직을 가볍게 하고 기술 초격차를 위해 여러 회사를 인수합병 해왔다.

◆장기 저성장 리스크=리스크는 내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글로벌시장이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미국서 시작된 경제 위기는 유럽으로 옮겨 붙었고 신흥시장까지 흔들었다. 2013년 스마트폰 최대 실적을 구가했던 삼성전자는 감당하기 어려운 저성장의 역습을 만났다. 세계의 소비자들은 삼성폰에 열광했으나 경제 침체 이후 반응들이 슬슬 식어가고 있었다. 삼성은 막대한 재고를 떠안게 됐다. 부품 계열사까지 영향을 미쳐 전자 계열 전체의 실적이 하락했다. 조직을 재정비하고 제품의 혁신에 매진한 '이재용의 삼성'은 프리미엄폰 갤럭시S6를 내놓음으로써 등 돌린 소비자를 다시 불러들인다. 올 들어 V자형으로 실적을 회복했다.


◆신흥시장 리스크=삼성폰의 '따라쟁이'라고 생각했던 신흥국들의 제품들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들었다. 뒤를 쫓기만 했던 기업들이 어느새 막대한 자국 내수시장의 수요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었다. 중국의 샤오미, 인도의 마이크로맥스는 초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순위를 뒤집기까지 한다. 스마트폰뿐만이 아니었다. TV와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저가시장을 야금야금 먹어 들어오고 있었다. 삼성은 이제 기술 초격차를 기본으로 한 경쟁력 강화로 신흥국을 따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제품의 품질 혁신을 위해 뛰어난 글로벌 기업들과 인수합병하고 또 벤처 투자를 확대해 기업이 기초 체력을 강화하면서 신흥국과의 차별화를 위해 분투해왔다. '이건희 와병 1년'은 평화기의 삼성과 전쟁기의 삼성으로 나눌 수 있을 만큼 한 기업을 놀랍게 변화시켜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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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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