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서울시가 싱크홀(땅꺼짐) 현상에 원인조사, 복구, 지하시설물 관리 등을 부실하게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싱크홀 현상이 빈발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서울시 등이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6일 '서울시 도로 등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통해 서울시가 노후 하수도관 조사, 하수관 절대좌표 구축, 싱크홀 복구 및 관리 등을 통해 싱크홀 발생을 줄일 수 있었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 7월까지 서울시가 관리중인 도로에서 발생한 싱크홀 현상은 3119건으로 매년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싱크홀 현상의 85%에 해당하는 2636건은 노후 하수도관 파손으로 인한 땅꺼짐 현상이었다. 따라서 싱크홀을 막기 위해서는 노후관 조사가 진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서울시내에서 가장 노후관이 많은 송파구의 경우 조사비용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다. 송파구 역시 서울시로부터 지원 받은 조사비용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노후관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 반면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노후하수도관이 가장 적은 곳 중 한 곳인 강남구의 경우에는 전체 예산의 8.1%가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는 싱크홀의 주요 원인인 하수도관의 정비 등을 위해 절대좌표 측정에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4년 10월 현재 총 1만392㎞의 하수도관 가운데 901㎞만 절대좌표 측정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누수·파손된 하수도관이 있어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워 교체 과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사 시 사고 위험까지 안게 됐다.
이미 발생한 싱크홀 복구 역시 부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 감사기간((2014년 9월29일~10월31일) 하수도 누수로 인한 싱크홀 복구공사를 현장 점검한 결과 대부분 현장에서 하수도관 교체를 위해 터파기한 불량 토사를 되메우기에 그대로 사용하거나 설계기준대로 복구를 하지 않아 싱크홀이 재발하는 곳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서울시장에 노후 하수도관이 많은 자치구 위주로 하수도관 조사비를 차등지원하도록 할 것과 하수도관 절대좌표 구축을 조기에 완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하수도관 등 지하시설물에 대한 복구공사(보수ㆍ보강 포함)를 실시할 때에는 땅꺼짐이 재발하지 않도록 설계기준 등에 맞게 시공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이외에도 감사원은 감사결과 나타난 문제점에 대하여 징계요구(2건, 3명)하는 등 총 32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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