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취임 2년 만에 영업익 10배 불려
이케아에 선방, 임원 인사서 홀로 승진
사업다각화 노려 렌탈·케어사업 도전장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전년대비 2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백화점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2년 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더욱이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의 한국 진출 등 국내 가구시장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 낸 성적이라 가구업계 전체가 현대리바트의 약진에 깜짝 놀랐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김화응 대표가 있다. 2011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이후 현대리바트의 영업이익은 2010년 165억원에서 2011년 88억원, 2012년 32억원으로 떨어졌다.
위기 상황이 계속되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2013년 6월 현대리바트를 개혁할 구원투수로 현대H&S 대표를 맡았던 김 대표를 투입했다. 그리고 김 대표는 정 회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 대표는 현대백화점그룹 출신 임원들과 함께 현대리바트 개혁에 나섰다. 현대리바트 사업부를 통폐합하고 구조조정은 물론, 노후시설 교체, 생산설비 재정비 등에 나섰다. 또 주로 기업을 상대했던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 가정용 가구와 어린이 가구 시장에도 발을 내딛었다.
김 대표의 개혁이 자리 잡기 시작하자,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그룹과 시너지를 내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현대리바트는 김 대표가 취임한 2013년에 영업이익 128억원, 지난해에는 342억원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현대리바트 주가는 2012년 초 7000~8000원대에 서 3년여 만에 4배 넘게 뛰었다. 이 같은 실적 견인에 김 대표는 지난해 말 현대백화점그룹 임원 인사에서 유일하게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인물이 됐다.
현대리바트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이케아에 대적할 수 있는 국내 가구업체라는 점이다. 이케아 진출 당시 한샘만이 유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는 빗나갔다.
현대리바트가 체질 개선에 성공, 이케아는 물론 한샘조차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성장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현대리바트는 가구업계 현대자동차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또 하나의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다. 바로 정 회장의 야심작인 신성장동력 렌탈ㆍ케어 사업의 대표직을 맡게 된 것.
현대리바트의 모회사인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내 유통업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사업다각화를 통해 활로 찾기에 나섰고 최근 렌탈케어 사업을 진출을 선언했다.
렌탈ㆍ케어 시장은 2004년 1조원 수준에서 2013년에는 12조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정수기ㆍ비데ㆍ공기청정기 같은 생활가전 시장만 3조원 규모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과 홈쇼핑 등 그룹 유통채널과의 시너지를 통해 현대렌탈케어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판매품목은 정수기를 시작으로 공기청정기, 비데, 가구, 주방용품, 매트리스, 에어컨 등으로 넓힐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으로 5년 내 가입자수 100만명, 매출 2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홈쇼핑을 통해 가입자수 확대에 나서고, 백화점 내 렌탈숍(대리점) 입점과 현대H몰과 리바트몰을 통한 온라인판매 등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현대렌탈케어는 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렌탈ㆍ케어업계 선두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신규 사업을 이끌 수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의 선택은 역시 김 대표였다.
김 대표는 "목표한 경영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유통망 확대와 트렌드에 대응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에도 내재된 핵심역량을 활용해 한 걸음 더 발전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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