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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버스업체 로비에 시민 부담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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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요금 인상안 졸속 처리..23일 오후 본회의서 최종 처리 예정...서민 부담 증가, 원가 미검증 등 논란 외면한 채 '거수기' 노릇 비판 나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시의회가 23일 오후 서울시가 제출한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처리한다. 지하철 200원, 버스 150원을 올리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원가 검증 부실 등의 지적은 외면한 채 인상안이 전격 처리되면서 시의회가 '거수기' 역할만 수행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상임위에서 마을버스 요금이 시 집행부안보다 50원 더 인상하도록 바뀌자 "시민 부담 문제보다 업체·시 집행부의 로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힐난마저 쏟아지고 있다.

시의회가 본회의에서 처리할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은 지난 21일 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본회의에서 이변 없이 안건이 처리되면 물가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시 집행부의 계획대로 오는 6월부터 지하철·버스 요금이 인상된다. 교통위는 지하철 요금을 200원 올리기로 해 당초 시 집행부안보다 인상 폭을 50원 깎았다. 간선·지선버스는 집행부 안(150원)을 그대로 수용했다. 다만 마을버스는 당초 100원에서 150원으로 인상 폭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그런데 문제는 상임위 처리가 너무 급하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16일 시에서 의견 청취안이 접수된 뒤 하루만인 17일 안건 배정을 받았는데, 주말이 지난 월요일 단 한 시간의 회의 끝에 안건을 통과시켰다. 공청회나 시민 의견 수렴 등은 생략됐다.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11년 요금 인상 때 9월에 제출된 의견 청취안이 논란 끝에 12월에야 통과된 것에 비하면 너무 빨리 처리된 것이다.

특히 교통위 회의를 방청한 시민들은 별다른 토론이나 반대도 없이 인상을 전제로 부작용 여부나 묻는 등 형식적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서민 부담 증가와 높은 인상 폭·원가 미검증 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참여연대 등은 이에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요금인상 전에 서울시가 적자라 말하는 대중교통 운영 비용에 대한 정확한 감사를 진행하고 교통 원가에 대한 검증을 매년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하라"며 '선 검증 후 인상'을 촉구했었다.


아울러 교통위 심의 과정에서 마을버스 요금 인상 폭이 더 커진 것에 대해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해당 업계와 시 집행부의 로비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의원들이 지역구 주요 민원인인 마을버스업계의 로비에 따라 마을버스 요금 인상폭을 높여주는 대신 시 집행부의 버스ㆍ지하철 요금인상안을 수용해주는 쪽으로 타협했다는 것이다. 시의원들은 '마을버스업체 종사자 처우 개선'을 명분으로 이같이 요금 인상 폭을 상향 조정해줬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마을버스업체들은 시의원들이 선거 때마다 많이 의존하는 후원 대상"이라며 "이번에도 마을버스 업체들이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엄청난 로비를 했으며 마을버스 요금 추가 인상과 안건 통과에 대한 딜을 성사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요금 인상안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30분 시의회를 항의방문해 해당 안건의 본회의 처리 중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 단체들은 22일 성명을 내 "서울시의회가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요금인상 관련한 노사민정 위원회 등을 만들어서 사회공론화 논의를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시민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봉사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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