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유연적 사고와 자선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5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사회적기업의 필요조건은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유연적 사고"라고 입을 모았다.
싱가포르의 교육 개혁가로 알려진 케니로우 시티컬리지 앤 O 스쿨(City College & O School) 설립자 겸 대표는 "누구나 실패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은 실패했을 때 출구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된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고 있음에도 지나친 고집으로 사고가 매몰될 수 있는데 사회적기업 같은 경우 이해타산이 많기 때문에 흔히 이런 실수에 빠질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럴 때 실패를 빨리 용인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임팩트 투자가 자금 회수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용갑 행복나눔재단 사회적기업본부장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임팩트 투자가 자금 회수로만 가서는 안된다"면서 "다만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효과적인 평가방법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팩트 투자는 경제적 수익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투자 기법이다. 이윤을 남기면서도 뚜렷한 사회적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에게 자금을 지원한다.
김용갑 본부장은 "임팩트 투자자들은 사회적 기업의 재무가치를 판단할 때 사회적 가치를 중요한 지표로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산정하는 것이 복잡하고 불확실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 뿐 아니라 투자를 받는 사회적 기업가 역시 사회적 가치 지표를 통해 배당을 안 받거나 대출 이율을 면제받는 등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평가방법의 객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팩트 투자의 지속가능한 모델은 자선적·시민주도의 형태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황진솔 더 브릿지 대표는 "무조건적으로 정부 주도로 자금을 제공하는 모델보다, 자선적 형태의 시민주도 임팩트 투자가 오히려 한국의 사회적기업을 더 단단히 준비시키고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보조금 형태의 그랜트 투자와 이윤을 남기면서도 뚜렷한 사회적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에 자금을 대주는 임팩트 투자 사이의 중간 단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팩트 투자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나왔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임팩트 투자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JP모건은 2010년 보고서를 내면서 '2020년까지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팩트 투자가 사회적 기업의 지속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방안이 되기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임팩트 투자로 성공한 사례가 부족하다"며 "국내 임팩트 투자자를 다 모으면 1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복나눔재단이나 고용노동부에서 만든 모태펀드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임팩트 투자를 하려는 시도가 계속 늘어야 하고 이는 정부가 많이 도와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회수 모델이 없다는 것도 임팩트 투자시장이 성장하는데 방해요소다. 도 대표는 "상장이나 인수합병(M&A) 등의 회수방식은 사실상 다 어렵다"며 "임팩트 투자자 간 협력 모델이 끊임없이 개발·시도되고 회수에 대한 고민도 지금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돈의 회수 뿐 아니라 '소셜 리턴'이 얼마나 이뤄지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측정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팩트 투자자들은 자금 회수만큼 사회적 가치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없다"며 "임팩트 투자에 대한 측정과 평가영역이 더 발전해 올바른 정보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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