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재 곡성군의회부의장"
세월호 참사가 1년이 되었다.
세월호는 암흑 같은 바다 속에서 침묵하고 있고 유가족들의 슬픔은 더해만 가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도 아무런 결과가 없는 세월호 사건에 대해 분노가 커지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늦은감이 있지만 아직도 희망은 있다. 오로지 대통령이 세월호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후속조치를 약속하고 나서야 한다. 해당 정부부처 관계 공무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에 협조할 것을 지시해야 한다.
그러나 총선을 1년 남겨둔 작금의 상황을 놓고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과연 대통령 말도 이제 먹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소름이 끼친다.
야당은 세월호 사건을 이용해서 정부의 늦장대응과 잘못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고, 여당은 어떻게 축소 은폐해서라도 총선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려고 할 것이 불을 보듯 뻔 한 일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가슴깊이 화가 치밀어 올라온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현재 정부의 태도를 보면 더더욱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도대체 사건의 본질을 이렇게도 외면할 수가 있단 말인가.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들의 입장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납득할 만한 후속조치이다. 그 첫걸음이 세월호특별법시행령이다.
그런데 어떻게 정부가 세월호특별법시행령을 이렇게도 가볍게 다룰 수 있단 말인가?
진상파악을 위한 최소한의 인원 120명을 일방적으로 30명을 줄여 90명으로 하고 시행령 입법예고 또한 사전 협의나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실망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어렵게 협상된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취지를 간과하고 진상파악을 위한 특위가 출범하기도 전에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언론에 흘려 물 타기를 했다는 점은 분노를 넘어 그나마 남아 있던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끊어지고 말았다.
차마 죽지 못해 목숨을 연명해 가고 있는 유가족들의 가슴에 또다시 대 못질을 하고 말았다.
국민들은 정부를 믿으려고 했다. 최소한의 도덕적 양심에 기초해서 정부의 태도를 지켜보려고 했다. 그러나 되돌아온 것은 역시나 실망을 떠나 허망과 좌절에서 분노를 감출수가 없다.
분명히 대통령이 지시한 일은 아닐진대 결과는 대통령을 처음부터 끝까지 코너로 몰고 있다. 대통령은 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단 말인가?
갓 피어나지도 않았던 꽃들을 가슴에 영원히 담아야하는 이 현실보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고위공직자들의 생각이 이렇게도 막혔단 말인가? 형평성 문제를 삼은 국회의원의 말 한 마디에 국민을 이토록 실망시킬 수 있단 말인가?
그동안의 각종 사건처리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관례에 따르려고 하는 전형적인 행정일변도적인 발상이 낳은 공직사회의 큰 폐해가 아닐 수 없다.
그러한 관행을 뜯어고치지 않은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또 해수부가 세월호 특위의 핵심부서의 장을 사전 협의는커녕 일방적으로 공무원을 배치했다는 것은 사건해결을 위한 정부의 인식부터가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직시하게 되었다.
온 국민을 슬픔의 도가니에 빠트려버린 세월호 사건을 놓고 여야가 정치적으로 힘겨루기를 해야 한단 말인가? 국민들이 정부와 집권여당의 총체적인 위기관리 부실과 무능력을 다 알고 있는 마당에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두렵단 말인가? 벗겨질 대로 벗겨져서 하얀 속살을 드러낸 양파가 아직도 아니란 말인가? 이런 마당에 숨길일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이제 국민은 냉정해지고 말았다. 국민은 절대로 우둔하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야한다. 세월호 사건을 놓고 총선을 겨냥해 당리당략적으로 생각한다면 국민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세월호 사건 1주년을 맞이해서 이제 더 늦기전에 정부와 여당은 오로지 철저한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만이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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