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환경 변화 따라 영역 확장
푸드코트·회의실 등 종합생활편의공간 탈바꿈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업태 간 경계가 무너지는 등 유통환경이 변화하면서 편의점들이 발빠르게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간단한 간식이나 생필품을 사는 장소에서 회의실, 카페, 베이커리, 푸드코트 등으로 변신하며 종합생활편의공간으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U편의점은 최근 대전시 대덕대학교에 다양한 먹거리를 메뉴화해 판매하는 '카페테리아점'을 오픈했다. 이 곳에서는 피자와 45종의 베이커리, 16종의 도넛, 치킨 등을 매장에서 직접 조리해 제공한다. 기존 편의점들이 제조공장에서 만들어진 가공식품만 판매하는 것과 차별화된다. 메뉴판도 갖춰 여타 푸드코트 못지 않게 꾸몄다. 덕분에 이 점포 매출의 38% 가량은 간편식사 및 즉석조리식품에서 나온다.
CU편의점은 이달 초에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점'에서 모서리 여유공간을 활용해 2~3평 소형무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거리공연이 많은 대학로 특성을 감안해 앰프, 마이크, 조명 등 공연장비까지 갖추고 아마추어 뮤지션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색편의점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동숭동에 있는 CU동숭아트점은 매장에 회의용 테이블과 화이트보드 등을 갖춘 6인용 미팅룸을 운영하고 있고 이태원프리덤점에는 락커를 도입, '물품보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덕성여대 안에는 스타킹을 구매하는 여학생을 배려해 탈의실을 갖추는 한편, 화장을 수정할 수 있는 '파우더존'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븐일레븐이 '도시락카페' 1호점을 오픈했다. 국내 편의점 평균 면적의 4배인 264㎡ 규모에 들어선 'KT강남점'은 2층에 32석 규모의 테이블이 놓여 도시락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꾸몄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 곳의 도시락 등 즉석식품 매출은 전체의 24.7%를 차지해 전체 카테고리 중 가장 높다. 일반 점포(4.1%)보다 무려 6배 이상 높다. 지난 2011년에는 구치소 면회장 안에 편의점을 입점시켜 콩이 들어간 두유 등을 대거 구비해놓고 판매하고 있다.
GS25의 경우 지난해 11월 대학가 2개 점포에 들여놨던 '키오스크복합기'를 이달부터 10개 매장으로 확대해 서비스하고 있다. 키오스크를 통해 컬러프린트, 컬러복사, 팩스는 물론, 주민등록등본까지 출력할 수 있어 생활편의시설이 편의점에 모두 들어찬 셈이다. 지난해 9월부터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선보여 스마트폰, 대형TV, 정수기 등을 바코드 인식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의 이 같은 변신은 고객들에게 '종합생활 편의공간'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옴니채널 등 유통환경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편의점은 매장 규모가 크지 않아 고객의 니즈 따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간단한 먹거리를 사는 곳이라는 인식을 탈피하려 비식품군 경쟁을 강화하고 이색 서비스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업태에 대한 경계가 사라지는 등 유통환경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똑같은 인테리어, 똑같은 상품으로는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를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편의점들이 각자 입지에 따른 고객 패턴을 분석해 매출을 증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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