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에서 플라스틱, 지금은 스파이크리스가 대세, 구질 바꾸는 기능까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바닥의 진화'.
골프화 메이커들이 올해는 밑창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그야말로 진화의 '끝장판'이다. 사실 골프화를 신는 첫 번째 이유가 바로 밑창이다. 접지력 때문이다. 축구화의 스파이크와 마찬가지로 골프화 역시 견고한 하체를 구축하기 위해 스파이크가 달려 있다. 소재도 다양하게 변했다. 쇠에서 플라스틱, 요즈음에는 고무 성분의 스파이크리스가 대세다.
쇠징이 잔디에 깊숙이 박혀 스윙 과정에서 하체를 잡아준다는 강점 덕분에 오랫동안 골프화의 기본으로 군림했다. 임팩트 때 발에 가해지는 압력은 체중의 무려 185%, 18홀을 걷는 동안 누적 압력의 평균치가 약 3600톤이나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파이크가 이 압력으로부터 몸이 흔들리는 현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쇠징은 그러나 손상된 잔디 회복에 3주 이상이 걸린다는 문제점을 노출시켰고, 결국 플라스틱 스파이크 개발을 앞당겼다. 초기에는 촘촘하게 박아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지만 걷기에 불편했다. 그러자 개수를 줄인 "운동화 같은 골프화"로 변신했다. 요즈음에는 스파이크가 아예 없는 스파이크리스도 등장했다. 일상에서 신어도 될 정도로 편안하고, 선수들의 선택을 받아 접지력을 검증받았다.
실제 스파이크리스 골프화의 선두주자 에코골프의 '바이옴 하이브리드2'는 밑창에 100여개의 몰디드 트랙션 바를 배치해 어떤 지형에서도 최강의 접지력을 제공한다. 서로 다른 2가지 강도의 TPU 소재가 마모를 최소화시킨다. FJ의 'D.N.A.'는 독특한 설계가 관심사다. 9개의 스파이크가 셋업에서부터 피니시까지 적어도 1개 이상의 스파이크가 지면에 닿도록 배치했다. 발 앞쪽과 발꿈치를 부드럽게, 바닥의 테두리 부분을 단단하게 만들어 걸을 때는 편안하다.
나이키골프의 '루나 컨트롤3'은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그라운드 컨트롤 성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밑창 중앙에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카본 파이버 생크를 지지대로 사용해 뒤틀림을 최소화했다. "선수들의 월등한 회전력을 버티면서도 이를 파워와 스피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안정성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자랑이다.
코브라푸마의 '타이탄 투어'는 밑창에 퓨전폼을 적용해 무게를 15%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편안한 착화감을 위해서다. 각각의 스파이크가 독립된 지지력을 발휘한다. 최근 출시된 미즈노의 '제넴 005 보아'는 독자 기술인 '인피니티 웨이브'가 핵심이다. 발의 충격을 분산시켰고,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iG4 스파이크'다. 구질에 따라 위치를 바꾸면 된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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