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단군 이래 최대 무기개발사업인 한국형전투기(KFX) 사업 우선협상업체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확정된 가운데 주변국들도 차세대전투기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한반도 공중전력이 가열되고 있다.
30일 군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자국전투기 개발사업은 10년 이상 뒤처진 사업이어서 기술개발, 생산물량 등에 초점을 맞춰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무서운 속도로 자국 차세대 전투기를 생산하고 있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군용작전기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대수는 미국이 2470대이며 중국은 1453대다. 중국은 미국의 F-22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스텔스 기능을 갖춘 J(젠·殲)-20과 J-31 개발을 완료했고 J-20은 늦어도 2019년, J-31은 2020년 이후 실전 배치를 구상하고 있다.
중국은 J-20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2011년 1월11일 중국이 J-20의 시험비행 모습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은 로버트 게이츠 미국 전 국방장관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던 날이었다. 2년 후에는 J-20에 미사일을 장착한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해외 언론에서 무장 운용도 완료됐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미국의 'F-35'를 견제하기 위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31'도 개발 중이다. J-31은 이미 2012년에 모습을 드러내 미국에 충격을 줬다. 미국은 당초 2020년께나 중국산 스텔스기 개발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J-31은 미국이 개발 중인 F-35를 거의 베낀 것과 같은 형상이어서 미국을 더욱 긴장시켰다. 이 밖에 중국이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의 함재기로 낙점한 'J-15'의 조종사 비상탈출 훈련에 나서 이 전투기의 전력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측은 J-15가 폭탄 탑재량이나 전투작전 반경, 기동성 면에서 미국의 'F-18' 호넷 전투기에 버금간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1990년대 후반 'F-2' 전투기를 공동개발했다. 하지만 미국 의회가 1998년 세계 최강의 항공기로 꼽히는 'F-22' 랩터의 기술 이전을 2015년까지 금지하자 비웃기라도 하듯 자국 내에서 스텔스기 직접 만들겠다고 나서고 5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는 전략을 세웠다.
개발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차세대 전투기의 윤곽은 바로 드러났다. 바로 심신(心神)이라고 불리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기술실증기 'ATD-X' 이다. 일본은 실전 배치용 항공기를 생산하기 이전에 시제품 형태로 만든 기술실증기를 만드는 데만 총 466억엔(약 4726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미국의 F-22 랩터(16t)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러시아 스텔스기 '수호이 T-50 PAK FA'과 비슷한 수준이다.
'F-3'의 윤곽도 드러냈다. 일본과 중국 언론에 따르면 2013년 10월 일본 방위성이 주최한 방위기술 심포지엄에서 F-3의 가상 디지털 영상(DMU)을 최초 공개했다.
당시 공개된 영상속 '24DMU'는 공중 기동과 스텔스 성능을 보유했다. 여기에 30t의 추력을 보유한 쌍발엔진을 달았다. 미국 'F-35A'의 엔진 최대추력인 19.5t을 뛰어넘는 성능이다. 여기에 일본 방위성은 'F-15' 전투기의 레이더 성능 등의 개선을 추진 중인데 이 가운데 비용이 많이 들고 개량이 어려운 일부를 F-35로 추가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일본의 F-3의 DMU를 최초 공개 영상. 3차원 디지털 형상은 '24DMU'다. 일본의 연호를 가리키는 평성 24년(2012년)에 설계해 이를 따온 이름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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