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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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뉴욕=뉴욕의 핵심 매력은 다양성이다. 사무실과 상점, 주거지, 공장이 공존하고 소득과 인종,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어울린다. 저자는 뉴욕의 다양성이 '맨해튼 그리드'라 불리는 격자망 도시계획을 통해 증폭됐다고 설명한다. 방사형이나 원형 도시계획은 중심과 주변부 사이 권력·치안 차이를 유발하는 반면 격자망은 위계를 원천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어디든 중심이 될 수 있는 도시구조를 만든다는 것이다. 결국 1811년 수립된 맨해튼 그리드 덕에 뉴욕이 효율적이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이 책은 뉴욕과 맨해튼을 진지하게 배우려는 지식여행자에게는 흥미로운 가이드다.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첼시마켓과 하이라인, 미트팩킹 지구에 담긴 역사적 함의도 담고 있다. <최이규, 음성원 지음/서해문집/1만8000원>
◆공간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미국 공연예술관 링컨센터 개·보수작업에는 음악학자, 음악애호가들이 함께 참여했다. 덕분에 디자이너·엔지니어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던 음향 문제를 풀 수 있었다. 저자는 이처럼 공간 디자인에 인류학자, 엔지니어, 생물학자, 심리학자 등 다양한 사람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지 설계 도면을 펼쳐놓고 자로 재고 연필로 선을 긋는 것만으로는 실패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용도나 이용하는 사람을 고려할 때 진정한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공간은 삶의 터전이며 사람은 공간 속에 살며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 책은 살기 좋은 공간은 어떤 것인지, 인간 중심의 공간은 어떻게 만드는지 자세히 보여준다.<노미경 지음/클라우드나인/1만6000원>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나는 너무 생각이 많아!' '생각을 버리자!' 사람들은 종종 생각을 부정적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법인 스님은 생각이 많은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생각이 진정한 행복과 성숙의 삶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지금 '검색'으로 상징되는 경직되고 고착된 생각에 빠져 있다. 검색은 외부 자극을 무비판적으로 수용케 함으로써 우리를 속도와 성장만을 목표로 하는 소모품으로 전락시킨다. '검색' 대신 어떻게 살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유'를 회복해야 한다. 법인 스님은 이 책에서 사유, 사색, 성찰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가장 든든한 생존 무기임을 강조한다.<법인 지음/불광출판사/1만4000원>
◆훈민정음통사=훈민정음 창제 이전부터 20세기 초까지의 국어사와 국어학사를 집대성한 책이다. 민족 고전이자 인류 문화유산인 '훈민정음'의 원문과 해석을 담았다. 한글 창제의 근본 원리를 해설해 국어학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저술로 평가받는다. 1946년 국어학자 방종현 선생이 출간할 당시에는 훈민정음과 국어에 대한 교양 습득을 위해 보급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한글을 사용하는 세대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이에 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이 한자어와 전문용어를 풀어 읽기 쉬운 책으로 개정하였다. 현재 한글 공동체는 남북한 약 7천5백만, 재외동포 7백만, 국내 외국인 근로자 2백만 등을 포함하면 세계 10위권 규모이다. 한글의 과학적 창제원리를 해설한 이 책은 한글 공동체 모두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방종현 지음/이상규 옮김/올재/5900원>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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