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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는 버티기, 2.195㎞는 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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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국제마라톤 출전…한국 여자마라톤의 희망 김성은의 필살기
제주서 근지구력 향상 훈련 "한국신기록 부담감 털었죠"

40㎞는 버티기, 2.195㎞는 지르기 김성은[사진=삼성전자 육상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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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30㎞~35㎞ 구간에서 이를 악 물어야죠."

마라톤 선수라면 다 마찬가지겠지만 여자 마라토너 김성은(26ㆍ삼성전자)에게도 그곳은 '마의 구간'이다. 42.195㎞를 달리는 경기에서 지형ㆍ경사에 관계없이 몸이 무거워진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그랬다. "다리에 힘이 빠졌죠. 그 구간만 버텼다면 탄력을 받았을 텐데."


그래서 제주 동계훈련(지난해 12월22일~2월25일) 때 변화를 줬다. 훈련의 강도를 줄이고 양을 늘렸다. 체력을 아꼈다 후반에 스퍼트하는 데 중점을 뒀다. 80분~90분으로 시간을 정하지 않고 일주일에 3~4회 가량 20㎞씩 달렸다. 완주한 뒤에 1㎞를 전력으로 달렸다. "이전까지 속력을 끌어올리고 지구력을 기르는데 치중했다면, 이번엔 근지구력을 높이는데 신경을 썼어요. 30㎞ 뒤에도 속력을 유지할거예요."

첫 무대는 서울 일원에서 15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이다. 김성은은 2010년부터 빠짐없이 출전했다. 2011년 대회만 부상으로 빠졌다. 개인 최고기록 2시간27분20초도 2013년 이 대회에서 작성했다. 1997년 권은주(38)가 세운 한국 여자 마라톤 최고기록(2시간26분12초)보다 1분8초 늦다. 경신을 기대한 지난해 대회에서 김성은은 2시간29분31초로 4위를 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8위(2시간38분16초)를 했다. "한국기록 경신에 대한 부담 때문에 경주에 집중하지 못했어요."


이제는 짐을 내려놓았다. 마라톤의 황규훈(62) 감독ㆍ김용복(42) 코치, 경보의 이민호(51) 코치 등 삼성전자 지도자들은 물론 임상규(58) 대한육상경기연맹 위원장, 오창석(53) 백석대학교 스포츠과학부(운동생리학) 교수 등이 뭉쳐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한계를 받아들이니 정신적으로 안정되더라고요. '내 몸은 여기까지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니 부담은 줄고 회복속도는 빨라졌어요."


김성은이 지난 두 대회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유 중에는 페이스 조절 실패도 있다. 선두그룹이 20㎞ 구간에서 속력을 올리자 따라붙다가 몸에 무리가 왔다. 이번 대회에서는 다소 쉬울 것으로 기대한다. 페이스메이커(중거리 이상의 달리기에서 기준이 되는 속도를 만드는 선수) 세 명이 뛴다. 케냐의 아이작 키무타이 키플라갓(30)과 건국대의 강순복(20), 최민용(21)이다.


황규훈 감독은 "5㎞ 구간을 17분20초에 맞춰 뛸 것"이라며 "마지막 2.195㎞ 구간을 7분25초에 주파하면 2시간26분5초로 한국기록을 깰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막판 스퍼트에서 더 힘을 내면 세계적인 클래스라고 할 수 있는 2시간25분대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성은은 "초반 5㎞에서 내 속력을 유지하는 것이 30㎞~35㎞ 구간만큼 중요하다"며 "장기적 목표인 2시간23분대 진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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