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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KBS교향악단 '재단법인화' 갈등…노조 "투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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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측 "파견 단원들 전적 없으면 일반직원 업무 볼 수 있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2년 전 KBS교향악단 재단법인화 과정에서 나타났던 노사 갈등이 다시 불거져나왔다. KBS와 KBS교향악단이 단원 신분을 둘러싸고 충돌을 빚으면서 이달 말로 예정된 정기연주회도 불투명해졌다.


KBS교향악단은 2012년 9월 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당시 KBS는 단원들이 KBS를 퇴사하고 '재단법인 KBS교향악단'으로 재입사하는 '전적(轉籍)'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당시 KBS 소속이었던 대다수의 단원들은 법인화에 반대하며 전적을 거부했다.

KBS 노사는 결국 전적을 하지 않은 단원들은 2014년 9월9일까지 2년간 파견 형식으로 재단법인에 근무하도록 하고, 파견이 끝나면 신분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파견 종료 시점에도 양측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자 파견 기간을 6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다시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해 갈등이 고조된 상태다.


현재 단원 100명 중 KBS에 소속된 파견단원은 67명이고, KBS 교향악단 법인단원은 32명이다. KBS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2월25일까지 단원 67명을 대상으로 전적 동의서를 접수하였으나 모두 전적을 거부했다"며 "전적을 거부한 단원들은 3월11일 파견 기간 종료와 동시에 KBS에 자동 복귀돼 더 이상 교향악단 연주를 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이들이 교향악단으로 가지 않으면 직무재교육을 통해 KBS에서 오케스트라와 무관한 일반직원으로 근무하게 된다는 것이다. KBS는 "KBS교향악단도 정상적인 연주회를 진행하기 위해 새로운 인력을 충원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KBS노조는 단원들이 계속 파견 형식으로 일하면서 KBS 소속 신분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KBS가 교향악단을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교향악단으로의 전적을 거부하는 이유는 법인 안에서는 고용안정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연주력 저하, 재정지원 축소 등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이창형 교향악단 더블베이스 수석은 이날 "재단법인의 운영규정에 따르면 매년 오디션을 실시해 단원을 3%씩 내보내게 돼 있다. 좋은 오케스트라를 위한 평가가 아니라 경비절감·인적청산만을 위한 것"이며 "신분상 이동 없이 KBS 소속으로 유지되는 것이 교향악단의 연주력 강화와 보호 측면에서도 맞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KBS 사측이 단원 일원화에 대한 정확한 당위성과 시너지 등에 대한 설명 없이 KBS교향악단의 지위를 흔들고 있다"며 "이 같은 사측의 행동을 KBS교향악단을 다시 파괴하려는 시도로 규정하고, 문화예술계와 국회 등과 연대해 장외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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