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시민단체 "수명연장 표결처리는 원자력안전법 위반"
정부·한수원, 원안위 결정에 따라 계속운전 후속조치 추진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월성 1호기가 오는 2022년까지 계속 운전하는 것으로 결정됐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무려 62개월 동안 심사를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수명을 연장했지만 한동안 시련에 내몰리게 됐다.
지난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발전소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허가안을 표결에 부쳐, 표결 참여 위원 7인의 찬성으로 계속운전을 결정했다.
올들어 2차례나 결정이 미뤄지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증폭되고 있어,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표결로 인해 위원간 의견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 같은 결정에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 등 국회의원 19명으로 이뤄진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은 27일 성명서를 내고 "국회에서 월성1호기 안전성 검증과 경제성, 수용성 등 노후 원전에 대한 종합적인 검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안위는 지난 12월29일 개정된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한 방사성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받아 이를 심의해야 했다"며 "원안위는 한수원이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소급적용 되지 않는다는 원안위 사무처의 유권해석을 강조하며 표결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위반한 원안위의 월성1호기 수명연장 표결강행 처리는 명백한 원자력안전법 위반"이라며 "원안위 위원장은 이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이은철 원안위 위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까지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도 성명서를 통해 "원안위가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정을 내리고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표결한 과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린피스는 "한국은 세계 최악의 원전 밀집도와 원전 주변 인구 세계 최다 수준, 세계 최대 규모의 원전 부지, 원전 비리, 안전문화의 부재 등 대형 사고로 인한 피해가 역사상 최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한수원은 이번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등은 27일 서울 삼성동 한수원 본사에서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승인 관련 향후 후속조치' 회의를 열고 재가동 일정 및 주민수용성 확보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편 한수원은 월성 1호기에 대해 약 30~40일간 정기검사 이후 이르면 4월께 가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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