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리스크 해소 연초 평균수익률 13.44%로 1위
브라질, 페트로브라스 스캔들·레알화 약세로 -6.06% 최저 기록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지난해 최악의 쪽박 펀드였던 '러ㆍ브 펀드(러시아ㆍ브라질 펀드)'가 올 들어 상반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협정, 국제 유가 회복으로 경제에 대한 리스크가 한층 완화된 반면 브라질은 페트로브라스 스캔들로 인한 정치ㆍ경제적 긴장감 고조, 레알화 하락세 등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해외주식형 펀드 중 러시아 펀드의 연초후 평균 수익률은 23일 기준으로 13.44%로 전 지역(국가) 중 가장 높았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펀드 7개 모두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를 넘었다.
러시아 펀드 중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상품을 운용한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었다.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자(주식)종류C-e'는 연초후 수익률이 15.72%로 1위를 달렸다. 다음으로는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가 15.54%, '신한BNPP더드림러시아 자 1[주식](종류A)'가 13.83%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반면 브라질 펀드는 연초후 평균 수익률이 -6.06%로 집계돼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JP모간운용의 'JP모간브라질자(주식)A'는 -7.46%의 수익률로 최악의 성적을 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프랭클린브라질자 (UH) (주식) Class A'는 -6.52%,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는 -5.85%로 수익률이 나빴다.
러시아 펀드와 브라질 펀드는 지난해 '투자자들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입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다. 유가 급락, 정치적 불안으로 주가와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최근 1년 수익률은 러시아 펀드가 -24.25%로 전 지역 중 가장 나빴고, 브라질 펀드도 -11.66%로 부진했다.
브라질 펀드는 철광석, 설탕, 원유 등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원자재 가격 하락, 최대 경제 협력 파트너인 중국 경제 둔화, 레알화 가치 급락 등으로 여전히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 국영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의혹도 정치권으로 번지며 경제적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브라질 펀드에는 올초부터 1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올 들어 러시아 주가와 루블화가 안정화되면서 러시아 펀드는 수익률을 만회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등 4개국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휴전 협정을 도출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했다. 유가도 반등하는 중이다. 지난달 28일 배럴당 44.45달러로 최저 수준을 찍었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서서히 상승해 24일 50.44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러시아 증시는 지난해 12월30일 1396.61에서 2월24일 기준 1772.16으로 급등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 또한 지난달 1일 57.8018에서 24일 62.8591로 상승했다.
최근 두 달간 러시아 펀드에는 저가매수를 노린 214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이런 기대를 방증했다.
하지만 공격적 투자에 나서기에는 여전히 러시아 펀드의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데다 유가, 환율 등의 변수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환 헤지를 한 상품이라도 원달러 헤지만 하고 루블화와 달러화간 헤지를 한 상품은 없어 환차손이 확대될 수도 있다.
지난해 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나빠질 대로 나빠지면서 기저효과가 발생해 올해 수익률이 크게 상승한 측면도 있어 경계해야 한다.
오은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주가와 루블화가 안정화되고 있긴 하지만 남아 있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이 저점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러시아 펀드의 경우 지난해 수익률이 너무 많이 떨어진 데 대한 기술적 반등 성격이 커 신규 투자를 하기에는 무리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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