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대한항공이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입찰에 에어버스사와 손을 잡고 참여하기로 했다. 개발비용만 8조6000여억원이 투입되는 KFX 사업은 공군의 노후전투기인 F-4, F-5의 도태에 따른 전력 보충과 미래 전장운영 개념에 맞는 성능을 갖춘 전투기를 연구 개발하는 사업이다.
대한한공은 당초 KFX사업을 위해 보잉사와 협상을 시작했지만 결렬됐다. 지난 9일 실시한 KFX 1차 전자입찰에 대한항공이 참여하지 않은 이유도 이때문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사와 손을 잡았지만 입찰에 참여하기는 물리적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KFX 관련 업무를 맡았던 담당자가 급작스럽게 퇴사한 것으로 전해져 내부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는 설과 보잉 측에서 전투기의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F-18 플랫폼 설계 도면을 제안해 결렬됐다는 설도 돌았다.
대한항공이 에어버스D&S와 함께 KF-X 개발 사업에 공동 참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차기전투기(F-X) 사업자인 록히드마틴과 협력관계에 있는 KAI와의 경합이 예상된다. 방사청은 KAI와 대한항공이 24일 KF-X 사업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 제안서 평가를 통해 다음 달 중 우선협상대상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업체 선정 이후에는 2∼3개월 동안의 협상을 거쳐 6∼7월 중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KF-X 체계개발 업체를 최종 선정된다. 입찰제안서에는 KF-X 사업계획과 함께 기술협력업체(TAC)로부터 받는 기술이전과 투자분이 포함된다.
기술적 측면에선 국산 고등훈련기 T-50을 개발한 경험이 있는 KAI가 유리하지만 투자여력 측면에선 기업 규모가 큰 대한항공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투기 제작 및 기술 측면에서 열세인 대한항공 입장에선 에어버스D&S와의 파트너십 계약으로 KAI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의 기술이전 통제를 받는 록히드마틴에 비해 유럽업체인 에어버스D&S는 상대적으로 핵심기술 이전에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T-50과 기동헬기 수리온 등을 개발한 경험이 있고 제조시설도 갖추고 있는 KAI가 앞서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방사청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업체 선정 이후에는 2∼3개월 동안의 협상을 거쳐 6∼7월 중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KF-X 체계개발 업체를 최종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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