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인준·靑 개각에 흔들리는 지지율..개혁 추진이 관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설 연휴를 맞이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감정은 복잡미묘하다. 당청은 연휴 직전인 16일과 17일 국무총리 인준과 개각을 각각 진행하는데, 그 성적표가 '민족대이동'으로 대변되는 설 연휴 기간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집권 3년차 국정 운영 동력을 인적쇄신으로 확보하려는 박근혜 대통령 만큼이나 김 대표 역시 결과를 궁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김 대표가 연휴를 앞두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설 연휴를 앞둔 김 대표에게 가장 큰 과제는 이완구 총리 인준안이다. 여당은 16일 본회의에서 야당 없이 단독으로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인데, 민심이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가 없다. 여당이 강행처리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충청권을 중심으로 야당에 대한 반발과 함께 여당과 대통령 지지율이 소폭 오른 점이 김 대표에게는 그나마 다행스런 부분이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0.3%포인트 상승한 37.3%를 기록했다.
이완구 카드는 설 연휴 기간 동안 김 대표의 지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인준과 개각을 국정 운영의 반전 계기로 삼는 만큼 성패에 따라 지지율 역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차기 유력 대권주자 지지율에 따르면 그동안 김 대표는 10%초반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해왔다. 마땅한 호재도, 악재도 없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여권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주자에 이어 3위로 밀린 상황이다. 갤럽이 최근 실시한 조사(2월 둘째주)에서는 새정치연합 대표를 역임한 안철수 의원에도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이완구 카드가 김 대표에게 그다지 호재는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한 재선 의원은 "총리 인준 이후 설 민심이 어떨지 알아보는 게 두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연휴 이후 각종 혁신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면 사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김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연설이 있던 지난 2일 새누리당 지지율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39.6%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의 과제인 노동, 공기업, 공무원연금에 대한 개혁을 추진한다면 지지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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