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북한이 1950년 6월25일 새벽 기습남침해 벌어진 6·25 전쟁이 65주년이 된 해이다. 65년 전 우리 군은 북한군의 기습으로 어이없이 무너져 낙동강까지 후퇴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군은 동북아 최강의 탱크와 이지스함정, F-15전투기로 무장한 강군으로 거듭났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전력과 국내 방산기업의 기술로 전력배치된 주요 무기의 발전상을 연재를 통해 살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38선 상의 북한군 야포가 남쪽을 향해 일제히 불을 뿜고, 북한군 기동부대가 서쪽의 옹진반도로부터 동쪽으로 개성, 전곡, 포천, 춘천, 양양에 이르는 38선 전역에서 공격을 시작했다. 또한 유격대와 육전대가 동해안을 따라 강릉 남쪽 정동진과 임원진에 상륙했다. 우리민족의 최대 비극이었던 6·25전쟁은 이렇게 시작됐다. 우리 국군이 미처 준비태세를 갖추기도 전에 방어진지를 기습한 북한군 공격의 선봉에 선 것은 소련제 T-34전차와 SU-76자주포였다.
당시 국군은 단 한 대의 전차와 자주포도 갖지 못했다. T-34전차를 격파할 수 있는 대전차무기도 없었다. 북한군의 전차는 무적 괴물처럼 보였다. 그러나 모두가 그냥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다. 화염병을 들고 또는 박격포탄을 메고 전차를 향해 달려들었다. 감히 대적할 상대가 없을 것이라며 방심하고, 해치를 열어놓은 채 진격하고 있던 전차에 올라타 전차의 내부에 화염병을 던졌다. 또한 포탄을 등에 맨 채 육탄으로 전차를 향해 돌격하는 용사도 있었다.
6·25당시 국군의 총병력은 10만3827명이었다. 해군과 공군은 항공기 32대와 전투기 1척이 고작이었다. 국군사단의 주요 화력은 81mm 박격포 36문, 60mm 박격포 81문, 105mm 곡사포 15문이 전부였다. 당시 국군의 야포 사정거리는 불과 6.5km. 북한군의 야포사정거리 11~13km에 비하면 성능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65년이 지난 한국군은 완전히 달라졌다. 특히 무기체계의 발전은 눈부시다. K-9자주포 등 10대 명품무기를 배출해 해외 방산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우선 맨몸으로 화염병을 들고 싸웠던 육군은 지난 60년 동안 기갑전력을 크게 강화했다. 4세대 탱크인 K2전차를 개발, 육상을 책임질 준비를 하고 있다. 1950년 미군으로부터 M36잭슨 경전차를 교육용으로 도입한 이후 1950~60년대를 통해 M4A3E8, M47, M48을 도입한 후 1970년대에 이르러 '전차개발의 꿈'을 키웠다.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서 이른 바 '88전차'인 K-1전차가 양산됐다. 이후 K-1의 포를 105mm에서 120mm로 바꾸고 장갑을 강화한 개량형인 k1a1 전차가 양산돼 배치됐다.
곧이어 K2전차를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했다. K-2는 1500마력의 고출력 동력장치(엔진 및 변속기)를 장착해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세계 최첨단 전차에 비해 기동력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 전투중량 55t에 최고 시속 70km, 특히 험한 야지에서는 시속 50km의 속도로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다. 적의 대전차 유도탄을 기만하거나 직접 파괴하는 능동방호체계 등 차기전차가 보유하고 있는 능력은 세계 어느 전차와 비교해도 동등하거나 우월하다. 또 헬기를 잡을 수 있는 점은 매우 큰 강점이다. 이는 구경 120mm 55구경장의 장포신과 최고의 기술로 제작된 탄약 그리고 자동장전장치 등이 결합된 결과다.
차기전차의 주포는 같은 120mm라도 44구경장인 기존 K1A1주포보다 1.3m가 더 길다. 긴 만큼 추진제의 힘을 더 받으므로 탄이 포구를 빠져 나갈 때의 속도가 훨씬 빠르다. 차기전차는 날개안정분리철갑탄과 다목적 성형작약탄(HEAT-MP) 등 2종의 탄약으로 최고의 힘을 내뿜는다.
백두산함으로 적함을 막아야 했던 해군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다수의 한국형 구축함은 수동으로 움직이는 북한의 함정을 먼저보고 정확하게 격침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최첨단 군사과학기술이 응집된 '꿈의 함정' 세종대왕함(KDX-Ⅲ)은 미국, 일본, 스웨덴,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보유한 이지스(Aegis)방공 구축함(DDG)이다.
길이 166m, 너비 21m, 무게 7600t(경하톤수: 유류·보급품·인원 등을 탑재하지 않은 상태의 무게)인 세종대왕함은 현존하는 최강 수상전투함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종대왕함은 우리함정으로는 최초로 약 1000km밖의 탄도유도탄을 탐지해 사정거리 내에 들어오면 요격할 수 있으며, 1000여개의 각종 공중표적을 동시 탐지·추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뛰어난 방어 및 대응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종대왕함은 대공능력이 탁월하다. 스탠더드 유도탄(SM-Ⅱ)과 단거리 함대공 유도탄 RAM(Rolling Airframe M issile), 그리고 근접방어무기체계(CIWS)로 30mm 7연장 기관포 골키퍼(Goalkeeper)등이 그 방패의 주인공들이다. 함대함 교전능력도 우수하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국내기술력으로 독자개발에 성공한 최대사거리 150km의 대함유도탄 해성을 탑재한다. 발사 후 수동조작이 필요 없는 발사방식의 순항유도탄으로 해면 위를 스치듯이 비행해 적의 탐지를 회피할 수 있으며 해면밀착공격, 지정고도공격, 팝업공격 등 다양한 공격방법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수상 전투함의 최대위협 중 하나인 적 잠수함 역시 국내서 개발된 경어뢰 청상어와 대잠유도무기 홍상어가 맡는다. 이밖에 KMk45 mod4 62구경장 5인치(127mm)함포를 함수에 장착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함포와 같은 종류로서 국내방산업체 (주)위아를 통해 국산화한 것이다. KDX-Ⅰ급 광개토대왕과 , KDX-Ⅱ급 충무공이순신함 등 국산 구축함도 해상방어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해군은 올해 잠수함사령부를 경남 진해기지에 창설하고 작전과 교육훈련 등을 전담하도록 했다. 미국·일본·프랑스·영국·인도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 잠수함사령부의 창설이다. 한국은 미국·독일·러시아·중국 등에 이어 세계 12번째로 잠수함 설계와 건조가 가능한 나라다. 다만 엔진이나 음파탐지기(소나)같은 핵심 부품은 아직 수입하고 있다. 한국이 보유한 첫 잠수함은 1992년 독일에서 제작한 장보고함(209급·수중배수량 1200t)이다. 94년 이천함(1200t)을 만들면서 국산화에 성공한 이래 모두 12척의 국산 잠수함을 진수하면서 13척(장보고함 포함)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2020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3000t급 국산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3000t급 잠수함은 수직발사대를 갖춰 수중에서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는 김좌진함(214급·1800t)은 보름 이상 물 위로 부상하지 않고 수중에서 작전이 가능하다.
미군에 의존했던 공군은 F-4, 5 전투기 시리즈와 KF-16 전투기 등에 이어 최첨단 F-15-K를 도입, 우리 영공방어에 나서고 있다.
2005년 12월 12일, 대구기지에서 명명식을 겸한 도입식이 열리면서 F-15K는 한국공군의 새로운 전력 전폭기로 데뷔했다. 명명식에서 부여받은 이름은 '슬램이글(Slam Eage·전승의 독수리)'로 대내외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F-15K 슬램이글의 가장 큰 강점은 전자장비와 탑재무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F-15K의 레이더 AN/APG-63(v)1은 현존하는 기계식 레이더 중 가장 신뢰성이 높고 성능이 뛰어나다. 이것은 곧 잔고장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며 수색범위는 고해상도 지형매핑(MAP-PING·레이더로 만드는 지도) 92km, 공대공 185km, 해상 최대 37km, 자동포착 18.5km가 가능하다.
엔진의 경우 GE사의 F110-STW-129로 현재 삼성테크윈에서 면허생산하고 있다. F-15K가 이륙하여 3만피트까지 상승하는데 소요시간은 약 80초이며 이는 한국공군의 요구조건인 150초의 절반에 불과하다. 또한 엔진과 기체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추력대 중량비율은 1.6이며 이것은 상승지속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예를 들어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가 고도상승 후 기체안정을 취하고 수평비행을 하려는 동안에 F-15K는 안정된 비행자세로 곧바로 전투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것과 같다.
공군은 앞으로 한국형 전투기(KFX)사업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개발비용만 8조6000여억원이 투입되는 KFX 사업은 공군의 노후전투기인 F-4, F-5의 도태에 따른 전력 보충과 미래 전장운영 개념에 맞는 성능을 갖춘 전투기를 연구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밖에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 체인(Kill Chain)을 구축 중이다. 17조원을 투입해 2023년까지 완성하게 된다. 국방부는 킬체인·KAMD 구축을 위해 군사정찰위성 5기 확보, 고고도 무인정찰기(UAV) 글로벌 호크 4대 도입, 사거리 500∼800㎞ 지대지 탄도미사일 개발, PAC-3 요격체계 구축,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M-SAM, L-SAM) 국내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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