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의 술이술이 마술이 (23) 뉴 하이트
이름만 빼고 21년간 8번 진화…300억병 매출 국민맥주 신화 이어갈 것
최적온도 알려주는 신호등 마크 등 첫 적용…작년 공정·맛·도수 리뉴얼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지난 1993년 5월 출시 직후부터 국내 맥주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브랜드 '하이트'.
하이트는 국내 최초 비열처리 맥주를 표방하며 인기몰이한 지 3년 만에 40년간 이어온 업계 판도를 뒤집고 국내 맥주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당시 하이트의 성공은 국내 마케팅사에서 획기적인 브랜드 전략으로 평가받았으며, 학계에서 대표적인 마케팅 성공사례로 자주 다뤄지기도 했다.
하이트의 성공은 회사의 사명까지도 바꾸게 했다. 1933년 창립 후 65년 간 이어온 '조선맥주'라는 상호를 1998년 '하이트맥주'로 바꾸게 된 것이다.
하이트는 출시 당시 깨끗함과 순수를 강조한 마케팅과 살균과정에 열을 가하지 않아 맥주의 신선도가 더욱 오래 유지되는 첨단 여과시스템인 비열처리 과정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으며, 드라이밀(Dry-mill)공법으로 맥주보리 껍질을 분리해 쓴 맛을 제거해 차별화된 맛으로 인기를 끌었다.
또한 고급스러운 라벨디자인과 최적의 음용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온도계마크, 신호등마크를 적용, 장애인을 위한 점자캔맥주 등 소비자 중심 마케팅활동으로 급성장했다.
출시 초 '지하 150m 암반천연수'를 콘셉트로 한 광고를 시작으로 백두대간, 대표맥주, 리듬, 대자연, 180도 기분전환, 오픈 업, 아이스포인트 등 다양한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해왔다.
하이트는 계속되는 성장에도 소비자들의 니즈(needs)에 맞춰 제품의 콘셉트와 디자인을 주기적으로 리뉴얼했다. 1995년 이후 2014년 뉴 하이트 출시까지 21년 동안 총 8회에 걸쳐 리뉴얼을 단행했다.
1998년 타원형 상표를 고급스러운 방패모양으로 바꿔 명품, 명가의 의미를 부여했다. 2000년에는 테두리를 없애 시원한 느낌이 들도록 하고, 깨끗한 물의 이미지 표현을 위해 은백색을 바탕으로 하고 로고타입도 사선으로 변경해 역동적 이미지를 표현했다.
2006년에는 브랜드명을 소문자로 바꾸고 온도계 마크도 오픈 업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오픈마크로 바꿨으며 전체적으로 시원함과 역동성을 강조했다. 또한 맥주의 신선도를 더욱 오래 유지시키기 위해 신선도 유지시스템(Fresh Taste Keeping System)을 도입했다.
2008년에는 출시 15주년을 맞아 원료를 보강하고 새로운 공법도 도입했다. 고급 아로마 호프를 기존보다 대폭 늘렸으며, 콜드존(Cold Zone) 여과공법, 산소차단 시스템(Air Blocking System) 등을 적용해 신선도 유지시스템을 보강했다. 브랜드 로고는 현대적인 감각의 슬림한 서체로 디자인했다. 클린(Clean), 크리스프(Crisp) 앤드 후레시(Fresh)로 제품 콘셉트를 정했다.
2012년에는 아이스 포인트 빙점여과공법(Ice Point Filtration System)을 적용해 최적의 상태에서 맥주의 불순물과 잡미를 제거하고, 엄선된 고급 아로마 호프를 사용해 세련된 향과 풍부한 거품을 더했다. 라벨도 짙은 청색으로 표현해 더욱 모던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바꿨다. 삼각형의 엠블럼과 시원하게 뻗어나간 선을 통해 맥주 특유의 상쾌함을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2014년 4월 신제품 수준으로 리뉴얼한 '뉴 하이트'를 출시했다. 콘셉트와 디자인뿐만 아니라 내용물까지 바꾸면서 자존심 회복에 나선 것이다.
뉴 하이트는 80년 양조기술을 집약해 맥주 품질을 글로벌 수준으로 향상시킨 제품으로 상표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조 공정, 맛, 알코올 도수까지 전 부문에 걸쳐 신제품 수준으로 변화를 준 전면 리뉴얼 제품이다.
세계 각국의 대표맥주와 견줄 수 있는 최적의 부드러운 목넘김을 구현하고자 제조공정을 조정해 쓴 맛을 줄였고 홉, 몰트, 탄산의 최적 조합을 통해 청량감을 강화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위해 알코올 도수도 4.3%로 조정했다.
특히 뉴 하이트만의 특징인 청량감을 구현하기 위해 보다 안정된 빙점여과공법(Ice Point Filtration System)도 적용했다. 전 공정의 온도를 0도 이하로 유지시켜 최적의 상태에서 맥주의 불순물과 잡미를 제거해 뉴 하이트의 신선함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함이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이미 글로벌화된 국내 맥주시장에서 본격 경쟁에 나서기 위해 최고 품질의 맥주로 승부하고자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를 이름만 빼고 모두 업그레이드 했다"며 "하이트는 20년간 300억병 이상이 팔린 한국 대표 맥주로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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