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광화문 신사옥 직접 가보니
친환경·미디어·정보통신(ICT) 3박자 갖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50여개 회의실 예약
'새집증후군' 제거…입주 보름 전 부터 '베이크 아웃' 실시
사무실 포름알데이흐 수치 0.02PPM…WHO 권고기준보다 낮아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LED 조명으로 가득 찬 미디어월에 화려한 문자와 그림이 춤을 춘다. 지나가며 손을 흔들자 LED로 만들어진 벽 속의 '내가' 동작을 따라 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회의실을 예약하니 회의실 앞 벽걸이 스크린 예약현황에 이름과 시간이 표시된다. 옥상 테라스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모듈은 태양광을 축척해 자가로 전기를 생산해 탄소배출량을 줄인다.
5일 찾은 서울 광화문의 'KT광화문빌딩 이스트(EAST)'는 친환경과 미디어, 정보통신(ICT) 등 KT그룹이 지향하는 3박자의 복합체였다. 오피스 빌딩으로서의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공사 중 발굴된 문화재와 고효율 LED로 예술적 감성을 조화롭게 구현해낸 것이 눈에 띄었다.
이 건물에는 총 50여개의 회의실이 마련됐다. 서초와 광화문 등으로 흩어져 있던 사업부서들이 한 군데로 모여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넉넉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한 직원이 사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자 회의실 위치, 시간, 이름 등을 입력하는 창이 나왔다.
예약을 진행하자 곧 회의실 앞에 걸린 스크린에 시간대별로 사용자 이름이 실시간으로 반영됐다. 이 직원은 "신사옥이 생기면서 이런 (스마트폰)시스템이 구축됐다"면서 "어디에 있든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회의실 현황을 볼 수 있어 아주 편리해졌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흔적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엘리베이터는 '목적형 승강기'를 도입해 에너지소비량을 기존 엘리베이터의 10% 수준으로 줄였다.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가고자 하는 층수를 입력하면 승강기 번호가 표시되고, 이 승강기를 이용하면 같은 층으로 가는 승객들만 함께 탑승하도록 한다. 대기시간을 줄이고 같은 층에 대한 중복운행을 방지해 에너지 절감을 실현한 것이다. 엘리베이터 내에 사람이 누를 수 있는 층 수 버튼은 모두 없앴다.
이외에도 전력 수요가 적은 심야 시간대에 전력으로 얼음을 얼려 주간에 내방을 할 수 있도록 한 빙축열, 지중열을 이용한 히트펌프 효율 향상 등 ICT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 했다. 화장실 대ㆍ소변기나 조경용 용수는 세면기나 청소싱크용수를 정화해 재사용(연간 80톤, 5800만원)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썼다는 평가다.
새로 이사한 직원들을 위해 '새집증후군'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도 돋보였다. 이 건물은 입주 보름 전부터 '베이크아웃'을 진행해 왔다. 베이크아웃은 말 그대로 빵을 구워내듯 실내온도를 높여 건축 자재속에 있는 유해물질을 기화시켜 밖으로 빼내는 방식이다. KT 관계자는 "입주 15일 전부터 난방을 강하게 하고, 환풍기를 풀로 돌리는 식으로 유해물질을 빼내왔다"면서 "수시로 새집증후군을 유발한다는 포름알데히드 수치를 측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 내 곳곳에서 포름알데이흐 수치를 측정한 결과 최저 0.00PPM(parts per million)에서 최고 0.02PPM이 나왔다. 이는 준공한 지 1~2년이 지난 아파트 평균인 0.04PPM보다도 낮은 수치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인 0.08PPM보다도 0.06PPM 이상이 낮다.
KT 신사옥은 프랑스의 '퐁피두센터'를 건축한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작품이다. 건물이 위치한 터 또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특별한 새 둥지에 많은 사업 부서들이 모이면서 종전보다 원활한 소통,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황창규 KT 회장이 강조해온 '싱글 KT'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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