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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요즘 문체부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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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요즘 문화계 안팎이 시끄럽다. 출판, 영화, 공연 등 분야마다 사안은 다르지만, 문제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정부가 예술에까지 철 지난 이념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 또 부적격 시비를 낳는 '밀실인사'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출판계에 '우수한' 도서란 무엇이며, '순수한 문학'은 또 무엇인지에 대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세종도서 우수문학도서' 선정 기준은 문체부발 어설픈 공안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정 이념에 치우지지 않는 순수 문학'을 우수 도서로 삼은 이번 선정 기준은 민주주의의 기본권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가뜩이나 위축된 문단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영화계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축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가 느닷없는 위원장 사퇴 압력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 벨' 상영에 이견을 나타냈다는 이유로 정부가 '보복 인사'를 밀어붙이려는 것이다. 영화계는 "영화제를 검열하려는 숨은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상영 프로그램의 독립성 보장'은 영화제를 지금의 국제적 위상을 갖게 한 요인이었다는 점에서 최근의 사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쌓아올린 그동안의 성과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국립오페라단 단장 자리를 놓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2일 임명된 한예진 단장에 대해 오페라계가 자질부족 문제를 이유로 임명 철회를 하고 나섰다. 자질 시비도 있지만 후보 인선 과정이나 검증 절차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 더욱 거센 반발을 불러 왔다.


오페라계가 이례적으로 1인 시위까지 하고 나섰지만 문체부는 "선임과정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출판계와 영화계 등의 반발에 대해서도 문체부는 팔짱만 끼고 있다. 오히려 우수도서선정에 대해서는 "전문성 강화 측면"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이 정도면 아예 '소통'과 담을 쌓겠다는 태도라고 봐야 할지 모르겠다.


최근 문체부가 보이는 행태는 현 정부의 '문화융성'이라는 국정과제를 생각할 때 민망한 일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최악의 상황'을 만나게 되는 것이 지금 여기의 우리"라는 한 영화인의 개탄이 지금의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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