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순 위안부 할머니 89세로 별세…생존 피해자 54명으로 줄어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선순(89) 할머니가 26일 세상을 떠나면서 정부 등록 위안부 피해자 237명 중 생존자는 54명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황씨가 이날 오전 8시쯤 전남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또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황금자(당시 90세) 할머니의 1주기이기도 하다.
1926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남동생과 살다 17살 때 고모집으로 밥을 얻어먹으러 가던 중 부산에 있는 공장에 취직시켜주겠다는 이웃의 말에 속아 따라갔다. 부산과 일본을 거쳐 남태평양 작은 섬 나우루에 있는 위안소에 동원돼 전쟁이 끝날 때까지 약 3년간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돼 고초를 겪었다.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와 아들 내외와 함께 살았지만, 오랜 시간 어려운 형편과 대상포진, 뇌경색, 당뇨 등 여러 질병으로 힘든 삶을 살았다.
정대협은 홈페이지를 통해 "황 할머니는 늘 정이 많고 따뜻한 분이었다"며 "할머니께서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많은 분들이 명복을 빌어주시길 바란다"고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고인의 빈소는 전남 한 병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28일 비공개로 엄수된다.
황선순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모두 54명으로 줄었다. 정대협 관계자는 "하루속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 할머니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노년의 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함께해달라"고 밝혔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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