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장준우 기자] '밀실 공천' 등 공천제 폐단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여야가 도입을 시도 중인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놓고 양당의 대표 여성 정치인이 머리를 맞댔다.
22일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와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가 국회에서 공동 개최한 오픈 프라이머리 토론회에는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과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이 발제자로 나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두 의원 모두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오래전부터 주장해 왔다.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결정했으나 방식과 시기에 대해선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나 의원은 '완전 개방형 오픈 프라이머리'를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선거일 전 60일 이후 첫 번째 토요일로 예비선거 일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또 "공천관리위원회 대신 예비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 적격 여부를 심사하고 해당 지역의 각종 공직 선거에 입후보한 적이 없는 신인 여성과 장애인 후보자의 경우 10~20%를 가산하자"고 제안했다.
전략 공천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마땅한 후보가 없을 경우엔 당 최고위원회에서 추천하도록 여지를 남겼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정치 신인에게는 불리하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예비 후보자의 사전 선거운동 기간을 현행 '선거일 전 120일'에서 '1년'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을 개정해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나 의원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의 여성 30% 추천 '권고' 조항을 '강제' 조항으로 개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추천 비율에 따라 차등적으로 선거 보조금을 감액 지급하는 안을 신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후보의 경우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석패율제(지역구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제도)를 도입하고 후보 추천 시 여성을 60% 이상으로 하도록 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박 의원은 '공천 민주화'를 내세우면서 "집권 여당은 청와대 거수기로부터의 해방을 위해 야당은 계파 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미국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톱투 프라이머리(결선 투표형 예비선거)'를 대안으로 내놓고선 "특정 지역의 '공천=당선' 등식을 없앨 수 있고 공천 잡음 해소는 물론 소수 정당에게도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톱투 프라이머리' 제도란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모든 후보자가 예비경선에 참가해 최고 득표자 2명이 본선거에 출마하는 제도다.
박 의원은 2012년 10월 모든 정당의 예비선거 의무화와 '톱투 프라이머리'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에 법안이 계류돼 있다.
이날 찬반 토론에 참여한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현재의 공천 방식은 '누더기' 공천으로 원칙이 없다"면서 "하향식 공천제로 인해 의원은 정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고 자율권이 없는데 이는 정당 간 첨예한 갈등, 당청 갈등, 의회와 행정부 간 갈등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픈 프라이머리가 최고의 대안은 아니지만 현재의 공천 갈등 문제를 해결할 자구책으로 실시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라며 "실시 후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면서 발전적인 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를 채택할 경우 ▲여야 모두 동참 ▲현역 의원과 원외 및 신인의 공정 경쟁 토대 마련(당원협의회 제도 폐지 등) ▲최소 선거 1년 전부터 예비후보 선거운동 ▲선거인단 규모 대폭 개방 등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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