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2차례 조사에서 기준치 초과” vs SK측 “시민단체 조사방법·결과산출 오류”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 서구 SK인천석유화학 주변 지역에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의 기준치가 초과됐다는 대기모니터링 결과를 놓고 시민단체와 기업측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
8일 인천지역 환경·노동단체, 공장 주변지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화학물질감시 인천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해 9월16일, 10월 28일 2차례 SK인천석유화학 주변지역 대기질을 측정한 결과 1차 조사에서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젠 농도가 평균 1.73ppb, 2차 조사에서는 2.58ppb로 나타났다. 2차례 조사 기준치(1.5ppb)를 초과한 것이다.
벤젠은 1급 발암물질로 낮은 농도라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혈액에 문제가 생겨 빈혈이나 백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SK인천석유화학 주변지역의 벤젠 농도는 인천 논현동 남동공단(0.5ppb)과 울산산단(1.8ppb), 온산산단(1.25ppb) 보다 높은 수치다.
또 SK인천석유화학이 환경부에 제출한 ‘화학물질 배출량·이동량 정보’에 의하면 2012년 기준 대기중에 배출된 화학물질량은 나프타 1만469kg, n-헥산 9675kg, 벤젠 3670kg, 톨루엔 4823kg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는 인천네트워크가 입수해 공개한 것이다.
인천네트워크는 “이번 조사 결과는 연평균 측정치는 아니지만 1·2차 조사에서 연속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것은 연간 측정 시에도 기준치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산업단지에 있어야 할 정유공장이 주거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가동되고 있으나 환경피해와 건강영향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공장 주변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대기모니터링, 환경노출실태·건강영향 조사, 민·관공동조사단 구성을 촉구했다. 인천네트워크의 이번 조사는 인천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하고 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분석한 것이다.
그러나 조사결과에 대해 SK인천석유화학은 신뢰도가 떨어지는 내용으로 주민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주고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SK인천석유화학은 “대기질 농도는 측정 단위가 매우 미세해 측정 주기, 지점, 풍향, 풍속에 따라 배출량의 편차가 매우 클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법에서는 최소 1년간 법이 정한 방식대로 농도를 측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인천네트워크는 간이 측정법으로 단 48시간 동안 모니터링했다”고 주장했다.
또 “측정 과정에서 일부 샘플의 분실이 있었고 결과 산출 과정에서는 벤젠이 불검출된 지점 2곳의 수치를 아예 배제해 평균 농도를 올리는 등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벤젠 농도 1차 측정결과에서 ‘불검출’ 2지점을 포함한 평균값은 1.23ppb로 법 기준(1.5ppb)이내이나 인천네트워크는 불검출 2지점을 제외한 5지점 평균값인 1.73ppb로 발표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현재 국가공인기관과 대학 환경공해연구소에서 사후환경영향조사와 건강영향평가를 진행 중으로 오는 3월께 결과가 나오면 공개할 방침이다. 또 주변지역 안전 검증은 주민이 검증기관을 선택하고 검증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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